국내 첫 임신 레즈비언 부부 딸 출산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신한 레즈비언 김규진씨와 김세연씨 부부가 건강한 딸을 얻었다.
김규진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오출완(오늘 출산 완료라는 뜻)'이라는 글과 함께 병원에서 '엄지척' 하는 사진을 올리며 딸 '라니'를 출산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동성 배우자 김세연(35)씨가 탯줄을 자르고 병원 서류 관계란에 '배우자'라고 표시하는 등 동성부부 임에도 보호자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규진 씨는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대한민국에 사는 어린이로서 안전하게 컸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딸이 '왜 넌 엄마가 2명이야'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네가 속한 곳은 엄마가 둘인 가정이고, 엄마들은 너를 너무너무 원했기 때문에 중요한 결정을 한 거다. 이건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이들 부부는 지난해 12월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기증받은 정자로 인공 수정을 통해 임신했다. 한국에서 시술받는 것도 고려했으나, 대한산부인과학회 윤리지침상 "정자 공여 시술은 법률상 혼인 관계에 있는 부부만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 시술은 포기했다.
김규진씨와 김세연씨는 2019년 미국 뉴욕에서 혼인 신고를 하고, 같은 해 11월에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며 정식 부부가 됐다. 이들의 결혼 과정은 2020년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라는 에세이로 출간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다만 두 사람은 한국에서 법적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부모나 부부로서 법적인 보호나 혜택을 받을 순 없다. 이에 따라 김규신 씨는 출산 휴가에 들어가지만, 배우자 김세연 씨는 육아휴직 또는 출산휴가를 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