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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금리 딜레마에 빠지다

임성일 대전 온누리신협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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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9.26 16:3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임성일 대전 온누리신협 이사장
신협은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비영리금융기관이다. 은행법에 따른 은행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농협, 새마을금고 등과 마찬가지로 비통화금융기관으로 분류되는 상호금융기관이다. 상호금융은 각 조합원의 영세한 자금을 예탁받아 이를 조합원에게 융자함으로써 조합원 상호 간의 원활한 자금 융통을 꾀하는 호혜 금융의 일종이다. 신협은 금융사업상에서는 제2금융권으로 분류되지만 특별법 등의 시행 아래 사실상 제1금융권과 마찬가지의 지위를 영위한다. 은행권 뿐 만 아니라 상호금융 기관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의 시장금리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가의 금리 딜레마에 빠진다.

지난 21일 미국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정책 목표 수준으로 안정화됐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도 우려스럽다. 또한, 최근의 국제유가가 연내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할 조짐을 보이며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94.27달러로 석 달 새 21.7% 상승했다. 유가가 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붓게 되면 고강도 긴축 정책도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긴축 정책도 기존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래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고금리는 계속 되고, 더 높게 유지될 듯하다.

세계 경제의 불안이 가속되고 있고 연말에 미국이 또 다시 금리를 올릴 경우 전 세계가 경기회복 부진에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에 직면할 것이다. 특히 미국과 정책금리가 2%p나 낮은 한국은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경기회복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금리와 함께 은행의 대출·예금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은행권은 긴축 장기화뿐 아니라 정기예탁금 만기 도래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당분간 대출·예금 금리가 모두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금융거래자들이 간혹 금리전망을 물어 올 때가 가장 곤혹스럽다. 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신협의 경영 일선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정책결정과 의사결정을 해주어야 하는 입장이 힘들다. 지역 내 다른 상호금융기관의 금리를 비교하고 자체의 유동성 관리에 연계하여 금리정책을 결정한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자니 신음하는 경제가 문제고, 금리를 동결하자니 인플레이션 고착화가 우려될 것이라 생각된다. 금리정책의 딜레마가 가중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한국은행 기준 금리는 현재 연 3.5%지만 미국 등 선진국의 금리 인상이 지속된다면 당분간 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가계부채가 높은데다 대출 부실화 가능성도 있어 금리 인상과 동결 결정 모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현재 미국과의 금리차이가 2% 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는 더욱 늦어 질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와 고물가 지속에 성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입장에서는 물가 안정이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경기 침체 우려가 큰 우리나라로서는 특히 더 그렇다. 긴축 장기화, 금리 상승세가 더 우려스러운 것은 최근 국내 가계대출이 이런 흐름을 반증한다. 금융소비자에게 당부하고 싶다. 투자시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를 철저하게 고려하길 당부한다.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 금융비용적 측면을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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