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전 동구 용전동 영화관은 오전부터 영화를 보려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삼삼오오 팝콘 등을 사들고 즐거운 표정으로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송촌동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김모씨는 “추석명절 재밌는 영화들이 많아 극장을 찾았다”며 “연휴가 길다고 생각했는데 차례 지내고 친적들 찾아뵘고 친구들 만나다 보니 내일 모레면 출근해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어떤 영화를 볼지 가족끼리 은근한 신경전도 펼쳤다.
같은날 오후 엑스포광장도 산책을 나온 이들로 북적였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이들의 표정은 가을 하늘만큼이나 청명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던 일상에서 벗어나 한숨 돌릴 수 있었던 꿀맛같은 연휴의 달콤함이 얼굴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하나같이 그늘에 돗자리를 펼치고 준비해 온 음식이나 매점에서 구입한 먹거리를 나누며 얘기꽃을 피웠다.
아이들과 함께 대여한 사륜차 패달을 힘차게 밟는 식구들의 표정에도 즐거움이 역력했다.
둔산동에서 아이들과 나왔다는 조모씨는 “전날 오월드에 갖다오는 등 간만에 아이들과 원없는 시간을 보냈다”며 “그동안 일에 치여 제대로 놀아주지 못했는데 명절에 제대로 된 부모 노릇을 한 것 같다”고 했다.
3일 오전 대덕구 계족산도 전날 엑스포광장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간편한 복장을 한 등산객들은 담소를 나누며 산행에 올랐다.
친구들과 산을 찾은 이모씨는 “연휴기간 과식을 해서인지 몸이 찌푸등해 운동할겸 가까이 사는 이들에게 연락해 같이 왔다”면서 “황톳길을 걸으며 땀을 쭉 빼고 기운을 차려 생업으로 돌아가야겠다”고 했다.
친구 서모씨는 “오랜만에 타지에 나가있던 친척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서 “산을 타고 내려와 점심을 먹으며 간단하게 파전에 막걸리 한 사발 할 생각”이라고 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추석 연휴 막바지 시민들은 가족과의 정에, 연인과의 사랑에, 친구간의 우정에 흠뻑 빠져있었다.
이들은 이같은 온정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이를 에너지 삼아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엿새간의 휴식에서 일상의 고단함을 이겨낼 수 있는 에너지를 만땅 충전한 이들은 다시 일터로, 학교로 돌아갈 것이다.
“일상의 소중함을 아는 이가 휴식의 달콤함을 알수 있을 것”이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