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오른팔 절단 장애를 간과한 채, 양손을 사용하여 할 수 있는 일을 찾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을 늦게라도 깨우쳐서 얼마나 좋은지.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일이 있다는 거다. 끊임없이 찾아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마찬가지이다. 필자는 한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여기까지 왔다.
본 필자가 강사로 성장하면서 어떻게 했는지 이제는 말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중 한 가지는 책을 출판하고자 했던 것인데 참 잘한 것으로 생각한다. 강의 시간은 한 시간으로 정해져 있고 말로 전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2021년에 ‘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게’라는 책을 냈을 때 이렇게 재미없는 책을 누가 보느냐 했던 지인들의 말에 상처받고 안 썼다면 후회막심이겠다.
지금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소장되어 인권 도서용으로 대출 가능하다는 소식이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에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장애인식 개선 교육용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이다. 이것만으로도 두 신문사에서 칼럼으로, 책으로 장애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는 것이리라. 책을 내고 많은 학생이 읽음으로써 장애인식이 개선된다고 생각하니 잘한 일이다.
4년의 병동 생활을 마치고, 학부에서 전공을 바꿔 사회복지사를 준비했다. 복지단체에 취업하기 위해서 면접에 임한 적이 있었는데. 면접관이 하던 말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컴퓨터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해서 불합격이었다. 한 손으로 치는 자판 글씨를 보니 “속이 답답하다”라며, “안 되겠어요”라고 했던 그 면접관이 오히려 지금은 고맙다. 다른 일을 찾을 수 있게 도움을 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때는 불합격의 상처에 매사 의욕이 없어지고 뭘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
그것도 중도에 후천적 장애인이 되어서 컴퓨터는 당연히 능숙하지 못했다. 지금도 잘하지 못한다. 장애 감수성이 부족한 사회에서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했었고, 면접에서 떨어지니까 다른 일을 찾아 나설 용기가 나지 않았던 그때, 그 기억은 지금도 서럽다.
현재 점점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 사고로 바뀌어 가고 있다. 장애인 강사를 우대해 주기도 하고, 스스로 연구 개발하는 강사는 공공기관에서 초빙하기도 하는 세상에 와 있다.
장애인식 개선 강사로 활동하는 필자는 좀 더 노력하여 핵심은 명확하게 전하며, 해학적인 시간으로 청자들과 함께 사는 세상, 공존의 이상향을 말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