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한은혜 기자=“소맥이 '서민술'이란 말도 다 옛말이다.”
국내 맥주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오비맥주가 카스 등 주요 맥주의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소맥 1만원 시대’도 옛말이 되고 있는 추세다.
통상 주류업계는 대형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중소 업체들도 인상을 검토하기 때문에 다른 주류 업체의 맥주, 소주 연쇄 인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 11일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인상 품목은 카스, 한맥, 필굿 등이다.
각종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류비 상승으로 제품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게 오비맥주 설명이다.
오비맥주 공장 출고가 인상으로 지역 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도 일부 품목에 대해 약 6% 가격 인상을 반영했다.
지역 내 식당·주점 등에서 판매되는 맥주 가격도 인상될 전망이다.
현재 지역 내 식당 등에서는 맥주와 소주가 병당 4000원~5000원 사이에 판매되고 있지만, 출고가가 인상되면 식당에선 통상 1000원 단위로 판매가를 올리기 때문에 맥주 한 병당 가격은 5000원~7000원 사이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출고가 인상으로 지역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대전 유성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박모(45)씨는 “작년에도 출고가가 올라서 가격을 1000원 올렸는데 얼마 안되서 또 가격을 올리자니 손님들 사이에서 말이 나올 것 같다. 주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둔산동 먹자골목에서 펍을 운영하는 정모(40)씨는 "공급사에서 가격이 인상된다고 통보 받았지만 불경기에 바로 가격을 올리면 매출에 타격이 있을 수도 있다. 인근 매장들 가격에 맞추며 눈치를 보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도 부담을 호소했다.
직장인 김모(28)씨는 “식당에서 소맥을 마시려면 1만원은 우습게 넘는데 앞으로는 1만2000원이 기본값이 될 것 같다. 고물가에 술 약속 잡는 것도 앞으로는 부담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통상 주류는 대기업이 가격을 올리면 중소업체들도 따라서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맥주 1위 업체인 오비맥주 가격 인상이 다른 주류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충청권 대표 주류 기업인 맥키스컴퍼니는 현재까지 가격 인상 계획을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