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살인' 정유정 사형 구형에 울먹이며 "외국어 공부하며 뼈를 깎는 노력 중"
"죽이지 않으면 분이 안 풀린다"라던 정유정은 검찰의 사형 판결에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새 사람으로 살아갈 기회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지난 6일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유정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분노 해소의 수단으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살해했고, 누구나 아무런 이유 없이 살해당할 수 있다는 공포심을 줬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덧붙여서 10년간의 전자장치 부착과 보호관찰 명령도 청구했다.
정유정의 법률 대리인은 “피고인은 만 2세에 부모의 이혼으로 조부와 살았다. 수년 뒤 다시 아버지와 살 것을 기대했으나 이것이 불가해지자 자신의 편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특수한 성장 환경이 성격 형성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범행 후 양극성 정동장애와 우울 에피소드를 진단받아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에서 처음으로 울먹거린 정유정은 유가족께 죄송하다면서 수용생활을 하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있다고. 그러면서 정유정은 최후 변호에서 “큰 상심에 빠진 유가족들께 죄송하다”며 “지금 중국어와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준법정신을 지키고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수형생활 동안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으로 교화돼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기회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용서를 구했다.
한편 웨이브 다큐멘터리 '악인취재기'는 첫 사건으로 정유정 사건을 파헤쳤다.
정유정은 휴대폰으로 '가족한테 복수하는 법' '존속살인' '사람 X신 만드는 법' 등도 검색했다. 또 경찰 호송차량 안에서 아버지와 통화하며 "무기징역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은 살인하지 않았다며 토막난 시체를 캐리어에 담아 옮기기만 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눈길을 끈 것은 공소장에 적힌 '불우한 가정환경', '조부모로부터의 학대', '가족에 대한 분노' 등이다. 아버지의 부재로 조부모 밑에서 자랐고 의붓할머니가 자신을 오래 학대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트라우마가 생겨 온전한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고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고 변명하는 모습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