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윤지현 기자 = 대전 대덕구가 조선시대 3대 여류 작가로 꼽히는 '김호연재'의 문학관 건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부지 선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일 이장우 시장이 구를 방문해 "동춘당 공원 부지는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문화재청 심의와 공원조성계획 변경이 선행돼야한다"며 "다른 대안이 있는지 등을 포함해 폭넓게 살펴보겠다"고 한 것. (본보 2023년 11월 2일자 4면)
김호연재는 244여 수에 달하는 시를 남긴 조선중기 여성문인이다.
대전의 대표적인 인물로 300여 년전 지은 시에도 불구, 시차를 뛰어넘은 내용으로 유명하다.
다음은 남초(南草)시다. "연기피우니 신기한 맛이 온갖 염려를 사라지게 해/인간 세상 시름에 막힌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 이 약을 가져다 걱정스런 창자를 풀리라"
취작(醉作)시는 "취하고 나니 천지가 넓고/마음을 여니 만사가 그만일세/고요히 자리에 누웠노라니/즐겁기만 해 잠시 정을 잊었네"라며 고단했단 시집살이 심경을 토로했다.
당시의 시대상을 고려할 때 여성의 시라고 상상치 못 할만큼 호방하다.
남성중심 시대에서 거침없이 넓고 큰 기개를 시에 담았다.
이에 신사임당·허난설현과 어깨를 견준다는 평가다.
그러나 아직 대중에게는 낯선 존재다.
앞서 최충규 청장은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 "우리 구는 '김호연재'를 배출한 곳이지만, 선양사업이 미흡해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며 "그 사상과 학문적 업적을 기리는 등 선양사업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구는 '김호연재'의 인물 브랜드 가능성을 확인하고 문화예술사업의 일환으로 휘호대회, 전문가포럼, 여성문화 축제 등을 개최했다.
특히 지속가능성 측면을 고려해서 김호연재 고택이 위치한 동춘당 공원 내에 문학관을 조성하려 했다.
하지만 해당 부지는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문화재위원회와 도시공원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구 관계자는 "심의안이 부결될 수 있는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며 "불가능은 아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다른 부지도 적합한 곳이 있는지 찾고 있다"며 "더 좋은 곳을 찾으면 해당 부지를 1순위로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는 약 30억원의 예산을 마련하고 문학관 건립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