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은 7일 ‘긴급 공지’ 공연취소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무대세트 제작업체가 납기를 맞추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8일 예당에 따르면 공연은 8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
무대세트 공개입찰 낙찰가격은 1억여원, 당초 낙찰받았던 업체가 부실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예당은 2004년부터 18차례 자체 기획 오페라를 선보였다. 오페라 제작에 통상 5억에서 6억원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금액을 공연도 열지 못하고 허비한 꼴이 됐다.
그동안 공연을 위해 준비해왔던 200여명의 출연진 노력도 무대에 서보지도 못한채 물거품이 됐다.
물론 출연료는 지급받는다.
특히 공연을 기다려왔던 관객들의 허탈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는 게 지역공연계의 중론이다.
개관 20주년을 맞아 ‘알찬 공연’을 약속했던 예당의 신뢰도 곤두박질 칠 것으로 보인다.
책임 소재를 놓고 계약업체와의 법적 공방도 예상되지만 엄연히 관리 주체는 예당이다.
예당 관계자는 “가을에 공연이 집중돼 경험많은 무대세트제작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며“한정된 예산으로 업체 선정을 하다보니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철저히 납품기한을 체크하는 등 만전을 기해야 했다.
전문공연기관 예당의 개관 20년 노하우가 무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당은 긴급공지문에서 “‘운명의 힘’ 공연을 앞두고 무대세트 제작업체의 제작 미흡 및 납품일정 미준수로 셋업 일정이 지연되어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제작진 및 출연진은 공연을 진행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안전성 미확보로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부득이하게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다”고 했다.
아울러 “예매하신 티켓은 취소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되며, 무통장 입금자에 한하여 개별 연락드릴 예정”이라면서 “기다려주신 관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대전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보다 나은 공연으로 찾아 뵙겠다”고 마무리했다.
지역공연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 무대제작업체가 한정돼 있어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은 상존한다”면서 “무대제작업체의 계약 미이행으로 발생한 일이지만 관리 주체는 예당이기 때문에 공연 취소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