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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대학수학능력시험,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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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11.16 16:2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에 따라 11월 16일 치러졌다. 올해 수능은 별도 시험장, 별도 시험실이 없었다. 코로나19의 확진 혹은 유증상 여부와 관계 없이 수험생들은 1279개 시험장에서 함께 시험을 치렀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2021∼2023학년도 수능에서 수험생들이 내내 착용하고 있어야 했던 마스크도 이번에는 쓰지 않았다. 교육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에게만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한 상태이다. 비말 확산 방지를 위해 마련됐던 칸막이도 이번 수능에선 사라졌다. 확진자가 아닌 일반 수험생 가운데 수능 직전 갑자기 열이 나는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학생은 일반 시험장 내 별도의 시험실에서 시험을 봤다. 그리고 확진자의 경우 일반 수험생과 다른 공간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별도의 분리 공간을 마련하였다.

2021학년도 수능에서 수험생들은 시험시간 내내 책상 앞에 아크릴 칸막이를 설치한 채 시험을 봤다. 그렇지만 칸막이 설치로 시험지를 넘기는 데 지장이 있다는 수험생들의 불편을 고려해 2022학년도, 2023학년도에는 3면 종이 칸막이를 점심시간에만 설치하는 것으로 규정을 완화하였다. 올해 수능에는 이 같은 제한이 완전히 사라졌다.

2024학년도 수능 지원자는 50만 4588명으로 재학생 32만 6646명, 졸업생 15만 9742명, 검정고시생 1만 8200명이었다. 전체 지원자 가운데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의 비중은 35.3%다. 이는 수능 초기였던 1995학년도(38.9%) 1996학년도(37.3%)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다. 정부가 ‘킬러문항’으로 불리는 교과서 밖 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을 정하자, 상대적으로 수능 전형에 강세를 보여온 졸업생 응시자가 늘어난 것이다. 반면에 재학생, 올해 고3 재학생 지원자는 역대 최소 수준이 되었다.

2021학년도 수능은 코로나19 ‘3차 대유행’ 속에서 2020년 12월 3일에 치러졌다. 2020년은 코로나19 수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20년 연초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와 그로 인한 네 차례의 개학 연기, 순차적 온라인 개학까지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학사 일정이 줄줄이 이어졌다. 그리고 2020년 수능 일정 변경은 3월 31일에 발표되었다. 수능 시험일이 예정된 11월 19일보다 2주 미뤄져 12월 3일로 결정되었다. 교육부는 대학 입시 일정 조정안을 발표하면서 수능 연기와 함께 대입 수시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마감일도 8월 31일에서 9월 16일로 16일 늦춘다고 하였다. 이후 4월 6일 중3과 고3부터 순차적으로 개학한 학교 현장은 사상 유례없는 온라인 수업이 시행되었다. 고3 수험생들은 바뀐 수능 일정과 생소한 수업 형태를 마주하며 온몸으로 혼란을 체감하였다.

당시 TV 뉴스 등을 보면 시험장 앞은 2019년과 다른 ‘코로나19 수능’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한산하고 조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후배들이 모여 응원하는 모습도 볼 수가 없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보내고 바로 돌아갔다. 수능 한파는 여전했지만, 차량과 학부모들로 붐비지 않았다. 당시 자녀를 시험장으로 들여보내고 돌아가는 한 학부모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마스크를 쓰고 시험을 잘 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너무나 힘든 한 해를 보냈는데 실력만큼 성적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 등이 있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는 가운데 2021년 11월 18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86개 시험지구에서 일제히 시작되었다. 사상 두 번째로 치러지는 ‘코로나19 수능’에 수험생 50만 9000여 명이 응시하였다. 이는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규모이다. 수험생들은 이날 확진·자가격리·증상 여부에 따라 각기 다른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렀다. 시험 당일 37.5도 이상 발열 등 증상이 있는 수험생은 일반 시험실이 아닌 별도의 시험실에서 응시하였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1년 11월 16일 0시 기준, 수능 지원자 중 확진자는 101명, 자가 격리자는 105명이라고 발표하였다. 이 가운데 실제 수능에 응시할 의사가 있는 확진 수험생은 총 68명으로 집계되었다. 2020년 코로나19의 유행과 그에 따른 개학 연기 등으로 수능이 2주 연기됐던 것과는 달리, 2021년은 코로나19 상황을 한 차례 경험한 만큼 연기 없이 예정된 날짜에 시행되었다.

2023학년도 수능은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11월 17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84개 시험지구 1,375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되었다. 2023학년도 수능 지원자는 총 50만 8030명이다. 이 가운데 재수생과 N수생 등 졸업생은 14만 2303명(28.0%)으로 2001학년도(29.2%) 수능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재수생 등 N수생 증가는 2022년에 도입된 통합형 수능의 영향이 절대적인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분석하였다.

전날(16일) 0시 기준, 코로나19에 확진된 수험생은 총 2317명이었다. 이는 10일부터 15일까지 확진된 수험생으로, 10일 확진된 500명은 이날 오전 0시부터 격리가 해제돼 일반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렀다. 다만 전날 확진된 수험생이 있을 수 있어 2,300여 명이 별도의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렀다. 그리고 일반 시험장에 배정받은 수험생이 수능 직전 갑자기 발열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이게 되면 일반 시험장 내 분리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르게 하였다.

교육부는 코로나19의 재확산에 대비해 모든 수험생이 안전한 환경에서 안심하고 수능에 응시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전국에 별도 시험장 수용인원을 총 110개 827실, 1만 2884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확진 수험생의 증가에 따라 입원 치료자도 늘어날 것에 대비해 총 108병상의 입원 가능 병상수를 준비하였다. 확진자의 격리 의무가 완화되고, 확진자 규모가 대폭 늘어 병원에서 시험을 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지난해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에서는 자가 격리자의 외출이 허용되면서 확진자도 별도 시험장에서 응시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이제 고3 학생들은 지난 12년 동안의 학교생활을 수능으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이미 수시전형에서 합격통지를 받은 학생, 다음 달부터 정시를 준비해야 하는 학생, 다시 내년 입시를 준비하고자 하는 학생,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학생 등이 있겠지만 이들의 앞날에 꽃길이 펼쳐지도록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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