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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2045 The Gate to AI개념미술의 시대

한보라 배재대학교 아트앤웹툰학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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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12.03 14:29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젠 AI에 대해 모르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하루가 다르다 하게 인간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 그로 인한 문제점 또한 부정적인 논란에서 해결책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그 정도로 AI는 대세적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선뜻 망설이며 그 대세에 여전히 토를 달고 있다. 인간을 대체한 AI를 인간의 창조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아닌지? 당장 자기 것을 내놓아야 하는 인간의 두려움이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토만 달았지 정작 그 논란에 대한 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점점 더 AI는 더 나은 모습으로 우리 인간을 대체하고 있다. 논란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지점에서 되짚어 봐야 할 것이 있다. 세상의 방향성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 착각에 우리는 대세에 토를 달고 망설이는 것이다.

단편적인 예로 현대미술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은 개념미술을 예로 들 수 있다. 개념미술은 작가의 직접적인 창작이 중요한 것이 아닌, 작가의 관념이나 개념, 아이디어가 주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작가가 작품에 직접적인 물리적 참여가 없더라도, 그 작가의 주도된 사고만으로도 작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그 누구도 개념미술을 부정하지 않는다. 당당히 현대미술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르셀 뒤샹의 ‘샘’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뒤샹이 한 것은 단 하나, 이미 만들어진 남성 소변기에 제작사 이름(R. Mutt)을 서명한 것이 전부다. 현재 AI 예술을 놓고 부정적인 토를 달고 있는 우리들에게 주는 시사점이 큰 이유다. 현재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은 인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단지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자기 감성적인 착오로 인간을 위한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보면 같은 말일 수도 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나, 인간을 위한 것이나. 하지만 이는 엄연히 그 의미적으로 전혀 다른 말이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오롯이 그 대상에게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그걸 공급하는 이의 인간적 이해는 존재할 수 없다. 하나 인간을 위한 것이라는 순간, 우리는 그 인간에 공급자인 자신 역시 당연히 포함되리라 믿고 있다. 그래서 나오는 착시적인 현상이 현재 AI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부정적인 시선이다. 세상은 개인이 모여 큰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하나 우리는 다른 개인의 이익 때문에 자신의 편리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달리 말해 세상은 다수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기준은 개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개인의 이익은 세상의 이익이 되는 것이다. 하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자기의 이익만 추구할 뿐, 세상을 위해 자기의 이익을 내려놓으려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 상충 속에 현재 AI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우리는 현재보다 더 나은 것들을 원한다. 다른 누군가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편리를 원한다. 그것이 현재 AI가 미래 우리에게 보여줄 답이라 생각한다.

최근 AI를 활용한 작업이 늘면 늘수록 더욱이 드는 것이 개념미술과 너무나 닮아 있다는 것이었다. 창작자인 필자의 아이디어만 있으면 텍스트 명령 몇 줄로 AI는 이미지화해 작품으로 내놓았다. 작가가 작품에 물리적 관여 없이 아이디어만으로 작품이 될 수 있는 개념미술과 다를 것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비단 AI에만 토를 달고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2017년, 구글의 기술 자문 이사 레이 커즈와일은 AI가 인간의 지능과 동일시되는 시기인 싱귤레러티를 2045년으로 예측했다. 멀지 않은 미래이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간은 갈 것이고, 미래 어느 시기엔 분명히 새로운 의미의 AI 개념미술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래서 더 그 새로이 열리는 AI 개념미술 시대를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앞으로 어떤 미래가 도래할지는 그 누구도 아닌 당사자인 작가 스스로 전망해 봐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AI 기술을 수용하던, 안 하던, 그건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 기술이 뭔지 만큼은 알아야 자신만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사진 기술이라는 괴물의 등장으로 감각적인 인상주의 화풍이라는 새로운 길을 모색했던 선대 화가들처럼 이젠 우리가 AI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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