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묵, 귀한 몸 됐다 "겨울철 별미라는데..."
'공들여 노력한 것이 헛일이 되었다'라는 뜻으로도 쓰이는 그 '말짱 도루묵'의 도루묵이 제철을 맞았지만 어획량이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남획과 수온 상승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도루묵은 겨울철 별미이자 강원 동해안 대표 어종 중 하나다. '도루묵'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선조 임금이 임진왜란 피난길에 생선 '은어'를 맛있게 먹었는데, 이후 다시 먹어 보니 맛이 예전과 같지 않아 도로 '묵'이라 했다 해서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이 유명한 탓에 이 '도루묵'이 생선인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고. 도루묵은 비린내가 없어 맛이 담백하고 시원해 찌개와 구이, 조림, 식해 등으로 먹는다. 겨울철 동해안을 대표하는 어종인 '도루묵'은 보통 강원도 전역에서 산란철에 잘 잡힌다고 알려져있다.
지난 4일 강원특별자치도 해양수산국이 발표한 어획동향자료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까지 도루묵의 총 어획량은 234t으로 전년동기(575t)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3년 평균 어획량 (1103t)과 비교하면 4분의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동해안의 연안 수온은 14.3~17.9도로 평년대비 0.5~1.8도 상승했다. 심지어 이런 감소세가 해마다 심해진다는 것이 우려되는 점이다.
어획 감소로 지난주 2㎏ 급당 최고 3만 3천900원이던 위판가격이 이번 주에는 4만 2천600원으로 크게 올랐으며 이 같은 어획 부진으로 올해 들어 도루묵 어획량은 172t에 불과해 작년 같은 기간 433t의 40%에 머물고 있다.
도루묵은 값싼 생선이었지만 일본에서 도루묵의 알이 원폭 피해자들에게 좋다는 소문이 펴지면서 일본에 대량 수출하게 되자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덩달아 대중적 인기도 올라갔다. 남획으로 인해 1990년대 이후 어획량이 급감했으나, 2000년대 이뤄진 자원회복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2009년부터 어획량이 회복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회복한 수산 자원이 이른바 '말짱 도루묵'이 되지 않도록, 산란기 포획 제한을 위한 제도 강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