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나흘만' 학생 회장 자퇴한 남모를 사정
서울 소재 한 4년제 종합대학에서 과 학생회장이 당선 나흘 만에 사퇴하고 다른 학교로 진학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숭실대 일어일문학과 소속 A씨는 지난달 23일 이 학과 학생회장으로 당선됐다. 그는 94.94%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되며 지난 14일부터 학생회장 임기를 시작했지만 출범사와 사퇴서를 동시에 올렸다.
A 씨 학교를 다니며 수능에 재도전해 이른바 '반수'에 성공했고 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자퇴한다는 속사정을 고백했다. A 씨는 "학생회장 선거를 결코 가볍게 여긴 것은 아니지만 신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라며 사죄했다.
그러면서 "사퇴서 수리 완료했고 자퇴 신청도 했다"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학생회장 자리가 공석이 된 것에 대해선 "부학생회장이 권한대행을 맡아주기로 했다"라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끝으로 "일어일문학과의 밝은 미래를 응원하겠다"라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A 씨 입장에서는 학생회장 당선 이력과 더불어 '반수'를 성공해 상급학교 진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거머쥐는 데 성공한 셈이지만, 졸지에 1년간 학생회장을 잃게 된 재학생들은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학생들은 A씨가 반수에 성공하면 그대로 다른 학교로 진학하고, 실패하면 학생회장 자리를 역임하며 '스펙'으로 삼으려 했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한 재학생은 “본인이 제일 잘 알겠지만 다른 학교 진학 가능성이 컸다면 회장 출마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우리 학과 회장 자리가 ‘플랜 B’에 불과했나. 본인 욕심에 따른 피해는 내년 신입생들이 감당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재학생은 “본인 커리어 한 줄을 위해 피해를 입은 동문과 선·후배들은 무슨 잘못이 있나”라고 했다. 또 "최소한 부학생회장으로 출마해 피해를 최소화했었어야 맞는 일"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