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고지은 기자 = 지적장애가 있는 남성에게 접근해 1억원대 사기를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입건됐다.
대전동부경찰서는 40대 여성 A씨 등 3명을 감금, 폭행, 사기,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2년 11월경 대전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지적장애인 B(47)씨를 우연히 만난 뒤, 1년여간 B씨 모자로부터 1억원이 넘는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가족이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A씨 등은 B씨에게 신용카드를 발급받게 해 300만원 가량의 명품 가방을 대신 구매하는가 하면, B씨 명의로 대출을 받은 뒤 현금을 빼돌렸다.
또 B씨를 데리고 자동차 대리점을 방문해 7000만원이 넘는 자동차를 구매하게 한 뒤 갈취하고, B씨 명의로 휴대전화를 여러 대 개통하게 한 뒤 수시로 소액결제를 진행했다.
A씨는 영업사원들의 의심을 피하고자 B씨를 '이부 오빠'라고 소개했으며, 치매를 앓는 B씨의 노모에게는 여자친구·약혼자라고 속인 뒤 B씨의 합의금, 취업 비용 등을 핑계로 1000만원 넘는 금액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범행은 최근 B씨의 집을 찾은 친누나에 의해 발각됐다. 그는 남동생으로부터 해당 사실을 전해 들은 뒤 즉시 고소장을 접수했다. 신고를 받고 조사를 진행한 대전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B씨가 A씨 일당의 주거지 등에서 6개월가량 같이 지내며 지속적인 욕설과 폭언, 세뇌 등 심리적 지배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사실을 확인했고 현재 A씨 등 3명의 사기행각 관련 증거물을 확보 중"이라며 "피해자 조사가 끝나는 대로 피의자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