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홍재우 인턴은 지난 13일 유튜브를 통해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전공의가 될 예정이었지만, 사직하고 쉬기로 했다"며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의사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한 현 상황에서 더 이상 의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선언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료계의 단체행동을 차단하려는 정부의 강경 기조 속에 나온 의료계 첫 개별 사직 사례다.
그는 "이 일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던 이유를 기득권 집단의 욕심과 밥그릇 지키기로만 치부하지 말아달라"며 "제가 집단행동을 선도한다고 생각한다면 면허를 가져가도 좋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7만 9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영상에는 '용기 있는 결단 지지한다', '저도 내일 (사직서) 내러 간다'는 응원 댓글이 주를 이뤘지만, '면허 반납해라', '이게 진정 환자를 위한 의사 정신인가' 등의 비난도 있었다.
홍 인턴은 실제로 전날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사직 여부는 전국 성모병원을 총괄 관리하는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결정하지만, 개인 일신상의 이유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만큼 사표가 수리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업무 개시 명령 위반 시 의사면허 취소 검토'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내놓자 단체행동 대신 개별사직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전성모병원 등 가톨릭대학교 부속 8개 병원을 산하로 둔 가톨릭중앙의료원(CMC)은 아예 인턴 대표가 나서 전체 225명 인턴을 대상으로 사직 의사를 취합하고 있다.
류옥하다 인턴 대표는 "병원의 막내인 인턴들이 의료 개악을 막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단체 행동을 교사하는 것도, 거창한 조직이 있거나 전공의협의회·의사협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는 개별 사직서 제출도 집단 행동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14일 열린 브리핑에서 "개별성을 띤다 하더라도 사전에 동료들과 상의했다면 집단 사직서 제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