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유수정 기자 = 과일 가격이 설 명절 이후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가운데 저렴한 ‘못난이 과일’이 인기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대전지역 3개 업체에서 판매하는 사과 10개의 소매가는 전월 대비 9.3% 올라 평균 2만 8823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5.3% 상승했으며, 평년보다도 5.7% 비싼 가격이다.
배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날 대전에서 배 10개 소매가는 전월 3만 5781원에서 이달 4만 93원으로 12.1% 상승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48.5% 올랐으며, 평년보다도 6.4% 비싼 수준에 머물렀다.
국내산 신선과일 가격이 크게 상승한 데는 기상재해 영향이 크다는 것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설명이다.
지난해 사과와 배는 냉해 피해, 탄저병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각각 전년 대비 30.3%, 26.8% 급감했다.
이에 사과 가격은 지난해 11월 후지 품종 수확기에도 전년 대비 73% 높았고, 12월에는 79% 높았다.
배 가격은 8∼12월 생산량이 감소하며 38% 올랐고, 감귤 가격은 10~12월 대체 과일 수요가 증가하며 12% 상승하기도 했다.
여기에 설 명절을 앞두고 성수품 수요가 증가하며 과일값도 고공행진했는데, 명절 이후 가격이 떨어지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정부의 할인 지원 축소와 공급 감소로 하락폭이 미미한 상황이다.
명절 직전 대전의 사과, 배 평균 가격은 각각 2만 9760원, 4만 2017원까지 상승했다. 19일 기준 각각 3.3%, 4.8% 소폭 하락했으나 전월과 비교해 여전히 9.3%, 12.1% 비싼 수준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겉보기에 상품성이 떨어져도 가격이 저렴한 못난이 과일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모양이 예쁘지 않거나 흠집이 나 있지만 신선도와 당도에는 차이가 없어 가정용으로 제격이라는 것.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주부 윤모(53)씨는 “남들 선물할 과일이라면 생긴 것도 중요하지만 집에서 먹을 과일은 조금 못생겨도 상관없지 않나”면서 “요거트에 넣어 먹거나 갈아서 주스로 만들면 좋아서 구매한다”고 말했다.
지역 과일 가게 A 업체는 “원래 못난이 과일은 주 상품도 아니라 조금씩만 들여놨다가 작년 말부터 매출이 늘어 품목을 늘렸다”며 “선호층은 당연히 주부 손님이 대부분이지만, 젊은 분들도 꽤 구매하셔서 두루두루 잘 팔리는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