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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원의 교육夢] 특수교육,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권기원 대전서부교육청 교육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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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4.03.12 13:3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권기원 대전서부교육청 교육지원국장

7년여 전, 학부모들이 지역주민 앞에 무릎을 꿇고 특수학교를 짓게 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한 적이 있었다. 특수학교를 혐오 및 기피 시설로 인식하던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었던 사건이었다.

우리 헌법 제31조에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라고 명시되어 있다. 교육을 받을 권리는 어떤 자격 조건을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누구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천명한 것으로, 당연히 장애를 가지고 있는 특수교육대상자도 예외가 될 수 없음이다.

우리나라 특수교육대상자 수는 2023년 10만9703명으로, 2022년 10만3695명보다 6008명이 증가하였다. 이 중 일반학교에 배치된 학생 수는 8만467명으로 전체 대상자의 73.3%에 달하며, 2022년보다 5005명이 증가한 인원이다.

대전의 증가율도 전국적 증가율과 유사한 경향을 보여, 2023년 3563명으로 2022년 3417명보다 146명 증가하였다. 2021년이후 매년 140여명이상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체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특수교육대상자 수는 늘고 있어, 전체 학생 수 대비 특수교육대상자 비율은 2023년 2.0%를 넘기게 되었다.

이러한 증가 추세에 맞추어, 장애 유형이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여건 조성, 관련 법·제도 정비, 학급당 학생수 감축, 특수교사 정원 확보, 예산 확충 등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대전 관내 특수학교는 6개교가 있는데 학교별 정원이 차고 넘쳐, 취학 및 전입 희망자 다수를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서부 관내 가원학교는 2012년 설립 당시 34학급 208명 규모로 인가하였으나 2024년 현재 49학급 318명이 재학하고 있는 대규모 특수학교로 운영 중이다. 특수학교의 과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전교육청은 2021년 대전해든학교를 개교하였음에도 대상자 모두를 수용하기에 여전히 부족하여, 서남부권 특수학교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도 과밀 상태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매년 특수학급 신·증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도 유치원 1학급, 초등학교 16학급, 중학교 5학급, 고등학교 1학급 총 23학급의 특수학급을 신·증설하였다.

전체 특수교육대상자의 70% 이상이 일반학교에 배치되어 있으며, 그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학교에서의 통합교육 지원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수교육대상자 배치와 더불어 통합교육 지원 문제는 대상자 선정 범위 확대, 지원 방안 다양화 등 장애학생 맞춤형 지원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대전교육청은 특수교육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통합학급에 있는 특수교육대상자의 교육활동과 심리·정서적 지원을 위해 장애학생 인권지원단, 통합교육지원단 및 행동중재지원팀을 구성․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위해 장애 이해 및 인권교육 강사풀을 구축하여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2024학년도부터는 과밀 특수학급과 특수학급이 설치되지 않은 통합학급과 과밀 특수학급을 지원하는 순회교사도 운영할 예정이다.

특수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사회통합에 있다. 장애인들이 사회 각계 각지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며 즐겁게 생활하도록 우리 교육청은 단단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디딤돌을 디디고 각자의 꿈과 끼를 발휘하는 모습들이 넘쳐나는 날을 그려본다.

특수교육 대상자 누구나가 차별받지 않고 공정한 기회 속에서 저마다의 행복한 삶을 누리는 그런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꿈꿔본다. 특수교육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데 있어 핵심적 요소이다. 특수교육을 통해 대상자들이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사회의 일원으로서 존중받는 2024년도를 그려본다.

특수교육과 관련한 문제 해결은 특수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나 특수교사만의 노력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특수학교의 신설을 위해서는 지역이기주의를 없애고, 학생의 교육권을 우선으로 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고, 교육계는 물론 나아가 사회 전반적으로 전 국민이 함께 해결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 모두가 특수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편견을 버리고, 저마다의 다른 능력과 특성을 존중하고 협력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는, 범사회적 캠페인이 전개되는 희망 가득한 갑진년 3월을 꿈꿔본다. 더불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부모와 같은 사명감으로 특수학생들을 보살피는 선생님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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