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김의영 기자 = “개강 후에도 매장 매출은 그대로네요.”
겨울 방학으로 학생이 없던 거리는 개강 이후 생기를 되찾았지만, 식당가는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다.
대학 상권의 주 고객층인 대학생들이 고물가 등으로 지갑을 닫자 자영업자들의 한숨만 커지고 있는 것.
12일 오후 12시경, 대전지역 대학가에는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몰리는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뜨문뜨문 학생들이 지나갈 뿐 한산한 모습이다.
특히 업종별 자영업자들은 개강 특수에 대해 다른 반응을 보였다.
대학 인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39)씨는 “배달에 의지하던 방학과는 달리 개강 이후 손님이 늘었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를 했는지 생각보다 매출이 늘지 않아 실망이 크고 날마다 편차가 심하다. 개강 특수는 느끼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하는 임모(45) 씨는 “패스트푸드점 특성상 방학 시즌에도 배달은 꽤 들어왔다. 지금은 겨울방학 때보다 매출이 소폭 늘었다. 생각보다 크게 변하지 않아 아직 목마른 기분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웃음을 띠었다.
주점 등 저녁 시간대에 영업하는 가게들은 실망감을 더 크게 드러냈다.
술집 운영하는 진모(46)씨는 “이 자리에서 코로나 시기도 열심히 견뎠다. 이제 매출이 오르기만 하면 되는데 학과 모임 같은 행사도 사라지고 학생도 줄고 있으니 매출 올리기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감성 술집의 사장 김모(31)씨는 “한창 감성 술집·카페가 유행 할때 창업했지만, 폐업을 고민 중이다. 코로나 이후 행사도 줄고 술을 즐기는 학생도 확 줄었다. 또 요즘 학생들은 대학가보다는 다른 동네으로 넘어가서 노는 것도 한몫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은 고물가에 외식보다는 값싼 학식을 찾고 있다. 신입생 강모(19)씨는 “최근 자취를 시작해 월세와 생활비까지 충당하려면 하루 한 끼 만원 이상은 쓰면 안되기 때문에 학식을 자주 먹는 편이다. 특히 술 약속은 학과 단체 모임 아니고서는 자제하는 편이다”고 했다.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는 “꽤 많은 학생들이 높은 월세와 물가 때문에 통학을 선택하면서 상권이 더욱 위축된 것 같다. 가게 임대도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