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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시작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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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4.03.21 14:10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대학에 신입생들이 입학한 지 이제 3주 정도 지났다. 캠퍼스에 신입생이 입학하면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강의실, 도서관, 학생 식당에 학생들이 가득 차고,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입시가 끝난 후 대학 입학처의 설명을 들어보면 2024학년도 입시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어려운 준비를 했다고 한다. 수시 입학 합격자 발표 후 입학처와 각 학과에서는 노력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시 등록률이 70%대를 보였고, 미달 인원이 정시 입시로 이월되어 정시 규모가 대폭 커졌기 때문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해 신입생 충원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특히 지방 대학이라 더 어려운 입시환경이었지만, 수시와 정시입학 전형에 합격한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우리 대학만의 특성화 교육과 국책사업 수주 등을 많이 설명하였고, 다양한 입시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좋은 성과가 나타났다고 하였다.

대학 신입생들은 2주 차부터 본격적으로 교과 강의를 듣게 된다. 1주 차의 강의 내용은 교과목 담당 교수 소개, 수강 신청한 교과목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평가는 어떻게 하는지 등의 오리엔테이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1주 차에서 2주 차 사이의 강의가 가장 중요하다. 그 이유로 물론 학과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신입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대학에서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ICT 계열의 교양필수 2과목을 강의한다. 2과목의 강의는 플립러닝(Flipped-learning)과 프로젝트 기반 문제 해결 방식(Project-Based Problem Solving)으로 운영한다. 플립러닝은 전통적인 교실 학습 방식을 뒤집어, 학생이 집에서 강의나 학습 자료를 사전에 학습하고, 강의에서는 그 지식을 바탕으로 토론, 실습, 프로젝트 작업 등의 심화 학습 활동을 하는 교육 방법이다. 기존의 강의 방식이 교과목 담당 교수 중심의 강의로 지식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플립러닝은 학생 중심으로 전환하여 학생 스스로 학습 내용을 탐색하고 이해하는 과정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리고 프로젝트 기반 문제 해결 방식은 학생들이 실제 생활이나 직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학습 방법이다. 이 방식은 학생이 지식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팀워크, 비판적 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같은 중요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필자의 교육 방법은 1학년 신입생의 경우, 지난 12년 동안 초·중·고등학교에서 겪어보지 못한 교육 방법이다. 12년 동안 신입생들은 입시 위주의 문제풀이 교육을 받았기에 플립러닝이나 프로젝트 기반 문제 해결 방식의 교육 방법은 낯설고, 과제를 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형태의 교육은 필자만 하는 것이 아닌, 필자 대학의 교양과 전공 교과에서 대부분 운영하고 있다. 글쓰기, 발표와 토론 등의 의사소통 관련 교과목도 플립러닝을 적용하고 있다.

플립러닝 방법으로 강의할 경우, 해당 교과목의 교수나 학생은 부지런해야 한다. 학생은 출석 수업 전(프리 클래스: Free class)에 부과된 영상 강의를 모두 보고 강의에 참석해야 한다. 만약 강의에 프리 클래스 강의를 보지 않고 강의에 참석했다면, 토론이나 실습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고, 팀별로 운영되는 프로젝트 과제 수행이 원활하지 못해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그리고 강의가 끝난 후 과제가 있으면 원격교육시스템의 과제 게시판에 지정된 기간 내 워드 프로세서를 이용하여 과제 내용을 문서로 작성하고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제 점수가 감점되어 낮은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또한 학생은 하루에도 여러 번 원격교육시스템에 로그인하여 수강 신청한 교과목의 새로운 공지 사항을 읽어야 하고, 프리 클래스 영상 학습, 강의 자료실에 올라온 새로운 학습 자료의 다운로드, 토론이나 과제 제출의 기한 점검, 질문이 있으면 상담이나 질문 게시판의 확인, 담당 교수가 SNS에 올린 글 등을 확인하며 학교 안팎에서 부지런히 매주 시간을 보내야 한다.
원격교육시스템은 교과목을 운영하는 담당 교수와 학생들이 사용하는 컴퓨터 시스템으로 학생들이 영상 강의 학습이나 과제 제출에 있어 시간이 단 1초라도 늦으면 미제출로 되어 평가 점수는 0점이 된다. 과거 필자가 대학 다닐 때 과제물 제출 기한을 놓쳐 교수 연구실의 출입문 밑으로 과제물을 밀어 넣던 시절과는 상당히 다르다.

반면에 교수는 원격교육시스템에 매시간 올라오는 학생들의 과제를 점검하고, 영상 강의를 학습하지 않은 학생, 과제를 미제출한 학생들에게 학습과 과제 제출을 독려하는 문자를 보내고, 매주마다 공지 사항, 과제를 부여하고, 학습 자료와 강의 영상을 올려야 한다.

이처럼 요즘 대학은 학생과 교수가 모두 부지런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은 학점을 낮게 받을 수 있고, 교수는 낮은 강의평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신입생에게 2주간의 기간은 위와 같은 교육 방법으로 교과목 대부분이 운영되어 대학 생활의 성패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대학 신입생들은 먼저 학습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고, 남은 시간에 아르바이트나 다른 관심사에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먼저 하고, 남은 시간에 학습하면 대학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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