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남편 암투병, 억대 빛 청산 '쿠팡' 새벽배송하는 러시아 아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24.03.29 10:01
  • 기자명 By. 김해인 기자

남편 암투병, 억대 빛 청산 '쿠팡' 새벽배송하는 러시아 아내 

 특종세상 
 특종세상 

러시아 미녀 폴리나의 지극정성 순애보 사랑이 뭉클함을 자아냈다.

3월 28일 방송된 MBN 밀착 다큐멘터리 '특종세상' 628회에서는 한국에서 배송 기사일을 하는 금발의 미녀 폴리나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제작진은 요즘 인터넷에서 가장 핫한 새벽 배송 기사가 있다는 광주의 한 아파트 단지를 찾았다. 곧 제작진 앞에 도착한 배송 기사는 25살 러시아 출신 폴리나였다. 남자도 한국사람도 아니라는 사실에 놀란 제작진. 폴리나는 남자도 하기 힘든 배송일을 동트기 전에 완료하기 위해 무거운 배달 박스를 들고 쉴 틈 없이 달리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폴리나는 밤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 하루 평균 300개 이상의 물건을 배송 중이었다.

사실 이런 폴리나는 '새벽 배송하는 러시아 미녀'라며 여러 차례 기사에 소개된 유명인사였다. 새벽 배송 기사의 일상을 담은 동영상이 조회수 32만 회를 넘기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뜨겁게 달군 것.

날이 밝고 나서야 퇴근한 폴리나는 무거운 몸으로 잠들어 있는 남편부터 확인하더니 씻고 바로 남편을 위한 건강식을 준비했다. 한국인 남편을 따라 이곳 광주에 정착했다는 폴리나는 올해 결혼 3년 차로 아무리 피곤해도 매일 아침 남편의 건강을 위해 토마토주스를 만들고 있었다.

또 하나 폴리나가 매일 거르지 않는 일은 남편의 목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수술자국을 소독하는 일이었다. 남편은 "작년에 너무 무리하게 일했는지 8월쯤부터 혓바늘이 나더라. 피곤해서 났나 보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내다가 '왜 혓바늘이 4개월이나 낫지 않지?' 이상해서 병원에 갔더니 설암 진단을 받았다. (혀가) 임파선이랑 바로 붙어 있다 보니까 다른 기관으로 전이가 굉장히 빨라서 위험한 암 중 하나라고 그러시더라"고 사연을 고백했다.

올해 1월 설암 판정을 받고 혀 일부와 림프선을 절제하는 큰 수술을 받았다는 남편은 아프기 전까지는 폴리나와 함께 새벽 배송 일을 했다. 남편은 "1월 17일부터 일을 못하고 있다. 수술도 갑자기 하게 돼서 아내도 그렇고 팀원들도 그렇고 저 때문에 제 몫을 다 나눠서 해야 하니 미안하다. 그래서 아침에 나가서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은데 (아내가) 못 나가게 한다"고 토로했다. 폴리나는 남편을 "안된다"고 만류하며 지금은 회복에만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이런 부부의 인연은 남편이 2019년 러시아로 여행을 떠나며 시작됐다. 당시 러시아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 중이던 폴리나는 우연히 만난 남편과 사랑에 빠져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확산되며 1년간 생이별하게 되자 폴리나는 학업도 포기하고 한국행을 결심했다. 당시 한국행을 반대하는 어머니의 반대에 우울증까지 시달렸다는 폴리나는 결국 아버지를 설득해 어머니 몰래 서류를 준비해 한국으로 넘어왔고 남편과 결혼했다.

이런 부부가 새벽 배송 일에 뛰어든 건 빚 때문이었다. 3년 전 함께 애견 카페 사업을 운영했다는 부부. 수의학을 전공한 폴리나의 적성에도 맞는 일이었지만 코로나 여파로 폐업을 하게 됐다. 부부에게 남은 건 2억 5천만 원의 빚이었고 두 사람은 이를 갚기 위해 1년간 새벽 배송 일을 해왔다. 해가 중천에 뜬 뒤 폴리나가 잠들고 조용히 집안일을 시작한 남편은 "저도 일을 1년 넘게 해 어떤 심정으로 집을 들어오는지 알 수 있다. 미안하고 안쓰럽고 죄책감도 많이 든다"고 심경을 밝혔다.

현재 남편은 수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수술할 때 왼쪽 신경을 건드리며 팔을 올리는 것도 힘들어, 꾸준히 재활 치료를 받아야만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하다고. 그래도 남편은 6월 복귀를 목표로 삼고 노력 중이었다.

또 남편은 아내가 주인공인 영상을 만들고 있기도 했다. 남편은 "제가 만약 잘못돼 금방 죽게 됐더라도 누군가는 이 친구 이야기를 알아주면 좋겠더라. 타국에 있으니 혹시 제가 잘못되면 이 친구를 알아줄 사람이 아무도 없잖나"라며 "'오빠 힘들 때는 내 뒤에 있어' 그 말이 가장 와닿았다. 폴리나는 지금도 더 잘해주지 못하는 걸 속상해하더라.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속상하다. 폴리나가 보상받을 단계라고 생각하는데 미안하다"라고 미안함을 드러내 뭉클함을 자아냈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