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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瑞山) 아라메길의 유감(有感) (3)

류수남의 橫說竪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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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2.06.11 18:35
  • 기자명 By. 충청신문

예로부터 서산은 인심 좋고 양반(兩班)들만 사는 고장이라고 세인들은 전하고 있다. 서산사람들은 남에게 구우일모(九牛一毛)의피해도 주지 않고, 오히려 인심이 후하고 속내가 깊다고 구전돼온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서산을 좋게 보는 편견들이 있다.

이런 서산도 변하는 세월은 이기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서산을 다녀온 외지인들은 실망하며 욕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소리를 듣는 순간 속이 상한다. 그러나 조석변하는 인심을 어떻게 할 수는 없다. 이런 소리를 들을 때 마다 부아가 나고 속이 상하는 필자의 눈에도 지난달19일의 걷기행사는 부족하고 거슬린 것들이 있었다. 그래서 적어본다.

■첫째가 이날 걸은 아라 메 길 걷기라는 제목이다. 아라 메의 뜻은 바다와 산(山)이란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날걷기는 아라는 없고 메만 있었다. 그래서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지만 호두과자에는 호두가 들어 있는 꼴의 걷기였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혼자의 이해로 끝내서는 안 될 사안이다. 이는 시책과 국책사업이기에 그렇다. 이 사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전국사업으로 10억 원의 예산으로 조성하는 아라 메 길 사업이라고 한다. 이중에 50%인 5억 원이 국비고, 40%인 4억 원은 시비, 또 10%인 1억 원은 도비란다. 이렇게 국, 도, 시비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보니 부석면의 간월 도나, 대산읍의 삼 길도, 팔봉면의구도, 같이 바다가 접해있는 서산시전체를 총칭하는 이름으로 명명하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으리라는 짐작은 된다. 그러나 아라 가 안 보이는 길이 70%가 된다면 이는 아라 의 의미보다는 메의 의미가 강한 것이다.

그리고 아라 메 길을 걷는 이들이 묻는다면 답변하기가 궁색하다. 그리고 설득력이 약하다. 그래서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호두과자에는 호두가 있다는 것으로 비유가 된다. 나쁘게 생각하면 본의 아니게 거짓말이 된다. 그래서 총칭의 이름보다는 구간별로 명명하면 어떨까하는 우문(愚問)을 던져본다.

서산시가 추진하는 아라 메 길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대산과 공사를 목전에 둔 팔봉지역 등 두 곳을 제외하면 완공된 아라 메 길은 4개 코스라고 한다. 음 암의 유기 방 가옥에서부터 해미읍성까지의 20,1km구간과 마애여래삼존불상이 있는 운산면 용 현리에서 해미읍성까지의10,3km구간, 또 보원 사지를 걷는 6km구간, 그리고 지난달 19일 걸은 개심사에서 해미읍성까지의6.1km구간 등 약42,5km 구간이 완공돼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아라 메 길의 사업성이나 공정(工程)그리고 중요성과 또 아라 메 길의 이용을 알리기 위한 홍보중심의 걷기였다면 사실설명을 정확하게 했어야했다. 그런데 그런 것이 없었다.

그러나 서산시가 국, 도비와 시비를 들여 관내에 아라 메 길을 조성해 시민들에 돌려주는 이완섭 시정(市政)에는 박수를 보낸다. 서산시가 이런 아라 메 길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산행(山行)대부분은 높낮이를 떠나 정상정복의 산행 이었다. 그렇다보니 산행문화는 산림생태계가 파손이나 훼손되는 경우가 많아 여러 제약들이 있었던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최소화해서, 시민들이 건강을 지키고 또 여가선용과 산촌문화의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걷기문화를 확산시킨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들이 걷는 모든 길은 구절양장처럼 굽고 험하고 멀어도 서로 통해 한곳에서 만나게 돼있다. 구절양장의 험한 길이든 미로같이 복잡한 길이든 또 백두산 같이 높은 정상이든 모두가 통하게 돼있다. 그래서 길은 소통의 장이되고 자신을 돌아보면서 삶을 이어주는 공간이다.

산을 찾는 이들의 마음은 하해(河海)와 같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등산인심(登山人心)같이 좋은 것은 없다고들 한다. 그래서 큰일하려는 사람들이 빈부나 신분을 가리지 않고 모두를 반기며 보듬는 욕심 없는 자연의 가르침을 받기위해 산행을 하는지 모른다.

이렇듯 산을 찾는 모두에게 좋은 가르침과 이로움만 주는 숲길도 이용자들의 성숙된 윤리의식이 정착 되었을 때 숲길은 우리들을 반길 것이다. 원하건대 아라 메 길을 걷는 우리들은 길섶에 누워있는 잡초들이나 낮은 곳만을 찾아 흐르는 개울물처럼 겸손함을 배워야한다. 밟히고 또 밟혀도 웃는 낯으로 대해주며 반기는 들꽃들처럼, 그리고 지나다가 부족한곳을 발견하면 채워주고 떠나는 개울물처럼 말이다. 이럴 때 만이 자연은 우리를 보듬고 그리고 혜택을 줄 것이다. 명심불망(銘心不忘)했으면 한다.

<계속..>

/류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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