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현존 고구려비인 ‘충주 고구려비’를 보존할 전시관이 19일 개관됐다.
이날 충주시 가금면 충주 고구려비 전시관에서 열린 개관식에는 역사·문화단체 인사들과 충주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고구려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하고 있는 정재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 한규철 고구려발해학회장, 차용걸 한국성곽학회장 등 저명한 역사학자들이 자리를 빛냈다.
특히 1920년 광개토대왕릉비 탑영 원본을 전시관에 기증한 정영호 석주선 기념 박물관장과 1979년 충주지역 향토사학자 모임 예성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고구려비 발견에 기여한 유창종 변호사(당시 청주지검 충주지청 검사)도 자리를 함께했다.
충주 고구려비는 1977년 충주를 방문했던 고(故) 황수영 박사의 “진흥왕순수비류가 충주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을 듣고 고비(古碑)를 찾아 나선 예성동호회 회원들에게 발견됐다.
당시 황 박사가 말한 진흥왕비(신라적성비)는 1978년 단양에서 발견됐다.
1979년 2월 중앙탑과 가금면 일원을 답사하던 예성동호회 회원들은 입석마을 입구에 있던 석비에 주목했고, 회원들의 연락을 받고 잇따라 현장을 다녀간 황 박사와 단국대 조사팀 등에 의해 남한 최초 고구려비로 확인됐다.
국보 제205호 충주 고구려비는 장수왕이 5세기 전반 남한강 유역을 개척한 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144㎝, 너비 55㎝의 비석이다.
도로에 인접해 있고, 비 가림 시설도 없이 보존에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충주시는 78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 충주시 가금면 용전리에 609㎡ 규모의 전시관을 지었다.
전시관 건립 공사에 따라 제자리를 떠나야 했던 고구려비는 다시 전시관 내부로 옮겨졌다. 고구려 시대의 생활 풍습과 장군총의 모형물, 충주 고구려비 탁본 등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또 고구려의 태동 과정과 고구려비가 발견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동영상도 볼 수 있다.
충주시는 전시관 주변 역사공원 조성공사를 내달 착공해 연말까지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삼족오 동상 건립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충주/김상민기자 ksm3046@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