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충청도 전통 굿 보존·계승나선 원각보살

고증 연구 교수들 “세종시 지역 특색 살린 고유 문화 계승 노력 필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2.07.22 19:13
  • 기자명 By. 임규모 기자

충청도 전통 굿 ‘넋 거리’보존과 계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한 불교 태고종 오봉산 산신암(주지 원각. 사단법인 한국민속 무속 보존 총 연합회 충남·북 지회)에서 지난 12일 오전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모씨(여·85)의 주당풀이 대수대명 굿이 열려 관심을 집중 시켰다.

주당풀이 대수대명(일명 병 굿)이란 상문주당이나 혼인주당 및 급살주당을 맞은 경우 원인모를 병이 생겨 병원에 가도 그 병명이 안 나오는 경우를 처방하는 민속신앙의 방법으로 현대의학으로도 고칠 수 없는 병을 치유하기도해 학계 등에서도 관심을 갖고 미스터리를 풀기 위한 연구와 전통 고증을 위한 연구가 끈임 없이 추진되고 있다.

이날 주당풀이 대수대명을 하기위해 우선 제웅(짚으로 만든 사람의 형상·처용(處容)이라고도 하며, 경상도 방언으로는 허 제비 라 불림)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됐다.

원각보살은 이날 학계관계자들 앞에서 직접 짚으로 제웅을 만들며 열손가락과 열 발가락을 그대로 형상화하기도 해 참석한 교수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다.

 

원각 보살이 짚으로 직접 제웅을 만드는 모습, 손가락과 발가락을 그대로 형상화 했다.

이는 문명이 발달하면서 옛 전통이 사라지고 제대로 전통이 계승되지 못한 가운데 현재 퇴치 물 등은 불교용품점을 통해 구입하는 것이 대 부분이지만 원각보살은 전통그대로를 재현한 것이다.

이어 제웅에 삼베옷을 입히고 환자의 손톱과 발톱, 머리카락을 흰 종이에 싸서 제웅에 넣고 삼베로 열두 매를 묶은(제웅의 크기에 따라 7~12매 가능, 죽은 망자는 왼손 새끼를 살아있는 자 에게는 오른새끼를 사용) 다음 굿에 앞서 용궁당과 산신당에 재를 올린 뒤 주당풀이 대수대명의 본격적인 굿이 시작됐다.

 

열두 매를 묶고 있는 원각보살.

굿은 전통 방식 그대로 마당에 멍석을 깐 다음 한지를 깔고 사람모형의 사자설경을 만들어 태어난 생·년·월시를 적고 그 위에다 잔디7장, 복숭아 가지7개, 왼손 새끼7끈(살 아 있는 사람이지만 죽은 귀신이 붙은 것으로 왼손 새끼사용)을 놓은 다음 삼베를 깔고 아픈 환자를 눕힌 다음 눈과 귀, 코를 막고 의식을 치르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이날 의식행사를 보기위해 참석한 충청문화 연구소 박종익 교수(충남대학교)와 조도현 교수(한밭대)는 “중부권지역의 전통 굿에 대한 연구를 위해 지역 곳곳을 다녀 보지만 옛 전통 그대로 맥을 유지하는 무속인은 흔치 않다. 각 지방마다 그 지방을 대표하는 굿이 있는데 전통 그대로를 지켜오던 무속인 들이 계승을 제대로 하지 못한 체 고인이 되어 맥이 끈기고 있어 안타깝다. 오늘 여기 와서 보니 원각 보살이 옛 방식 그대로의 의식을 치러 깜짝 놀랐다. 이러한 무속 신앙도 우리의 소중한 전통으로 누군가는 앞장서 계승 발전 시켜야 하는데 그 전통을 제대로 유지 계승 하시는 분이 원각 보살 같다. 오늘 본 제웅 시현이나 홍수 맥이(일상적 삶 속에서 닥쳐올 뜻밖에 좋지 못한 횡액을 미리 막아내기 위해 행하는 무속의례)는 그동안 많은 지역에서 본 그 어느 굿 보다 도 제대로 된 전통 방식 그대로 였다”고 극찬했다.

또 해안 쪽의 전통 굿을 연구하는 민족문화 연구원 민속학 연구소 윤동환 교수(고려대)는 “민속 신앙인 굿을 연구하기 위해 전국 곳곳을 가보지만 각 지역마다 굿에 대한 특색을 지니고 있다. 오늘 이곳에서 충청권의 굿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원각 보살의 설경, 제웅 만들기 시연을 보고 깜짝 놀랐다. 손가락과 발가락까지 형성화 할 수 있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로 이를 재현 할 수 있는 무속인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며 이러한 우리에 소중한 문화가 세종시의 지대한 관심으로 맥이 끈기지 않고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점점 잊혀져가는 전통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려는 원각 보살의 끊임없는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8월에는 이곳 산신암 에서 전통 굿을 연구하는 학계인사, 언론인, 원각 보살의 수제자, 지역 주민 등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충청도 고유 굿의 하나인 앉은 거리 ‘넋 거리 굿’이 재현되기도 했다.

이날 원각 보살은 넋 거리 중 영검을 보이기 위해 시퍼런 날이 선 작두를 타는데 어깨에는 약 30kg의 소갈비를 짊어지고 작두는 양날이 선 쌍작두 20개, 상봉. 평지 작두 20개 등 총 40개의 작두를 타면서 칼날위에 우뚝 서 몸을 움직이면서 원력이 높으신 신이 오셨음을 알려 이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충청권을 대표하는 넋 거리 굿 을 계승 발전시키려 노력하는 원각보살은 1955년 출생, 생후 100일 만에 어머님을 여의고 이후 성장하면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병마로 인해 시름시름 알며 생사를 넘나들다가 어느 날 신의 계시를 받고 현 수도 도량인 조치원읍 오봉산 산신암에 들어와 9년 동안 기도했다.

그러는 동안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면서 스승인 고 김종락 법사를 마나 설경(종이를 이용한 문양 혹은 글자를 새겨 만드는 것) 화전, 혼백 것기 등 일부를 전수 받았다. 하지만 작두 타기는 전수나 계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각보살은 “당산의 조상님께 정성과 함께 자손의 복덕을 위해서는 신과 영이 통하는 작두 굿이 특별한 효험이 있다. 충청도만의 특색을 가진 넋 거리 굿 계승 발전을 위해 금전적인 실리를 쫓기 보다는 전통 계승 발전을 위해 끝까지 노력을 다 하겠다”고 강한의지를 밝혔다.

 쌍 작두 위를 걷고 있는 원각 보살의 모습.

원각 보살의 효험이 알려지면서 현재 이곳 산신당을 찾는 신도가 1000여 명에 이르며 전통 계승을 위한 문하생이 100여 명으로 이미 70여 명은 공부를 끝내고 전국 곳곳에서 악귀에 시달리며 시름하는 중생구제를 위해 활발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원각보살의 충청도 전통 굿 계승 노력이 알려지면서 지역민 사이에선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지정 등을 통해 전통을 계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면서 향후 세종특별자치시가 전통문화 계승 발전에도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편 26년여를 신의제자로 살아온 원각 보살은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해마다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쌀 기탁과 함께 독거노인, 장애인에게는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소년소녀 가장에게는 먹을거리와 교육비를 제공해 칭송과 함께 지역민의 귀감이 되고 있다.

세종/임규모기자 lin13031303@dailycc.net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