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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교내에는 교육정책 비난하는 대자보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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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04.10 19:44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카이스트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로 인해 학내 분위기는 침체돼 있었다. 11,12일 임시휴교와 15일 이사회, 18일 서남표 총장의 국회 출석 등 개혁을 위한 숨고르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놀란만한 일은 아니다.

10일 카이스트 캠퍼스는 화창한 봄날임에도 인적이 드물었다. 간혹 보이는 사람들은 활짝 핀 꽃을 보기 위해 나온 가족들뿐, 학생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입구에서부터는 경비에게서 “요즘 어수선한 분위기로 인해 사람이 없다. 언론통제가 필요하다고 들었다 언론사들의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학생회관 앞 대자보(사진)에는 재학생 허모(21)군이 쓴 정책비판의 글이 게시돼있었다. 허군은 대자보에서 “성적으로 수업료를 차등 지급하는 미친 등록금정책,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재수강제도 등, 서 총장의 무한경쟁철학이 말도 안 되는 학내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학교가 대외적으로는 개성있고 창의적인 인재육성을 표방하면서 우리를 컨베이어벨트위에 줄 세워 놓고 네모난 틀에 억지로 몸을 끼워 맞추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교내에서 만난 학생들은 “징벌적 등록금제는 학생들을 연구보다는 학점에만 매달리게 하고, 배우는 것이 많은 과목보다 학점을 따기 쉬운 과목을 신청하게 한다”고 말한다.

화학관련 학과에 다니는 한 학생은 “학점 따는 것보다 오히려 배우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는 동아리 활동을 줄이게 하고, 학과 이외에 스스로 탐구하는 시간을 없앤다”면서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을 더욱 외톨이로 만드는 것”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지난 4일 서 총장은 세 번째 학생자살이후 학교 누리집에서 “이 세상엔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며 “궁극적인 해결책은 각자의 마음과 자세에 달려있고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항상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 네티즌은 이글을 보고 “오직 경쟁만을 위해 학생들을 옥죄는 그의 교육철학에 환멸을 느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카이스트에서는 그동안 쌓였던 학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뜨거워진 비난 공세를 느낄 수 차가운 바람만이 텅빈 교내를 맴돌고 있었다.

/유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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