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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천안 집단학폭, 피해자가 밝히는 그날의 충격적 이야기 (영상)

피해학부모, 경찰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한다 ‘의구심 제기’
경찰, 얼굴 외상 등 폭행 사실 전혀 인지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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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10.30 15:40
  • 기자명 By. 장선화 기자

[단독] 천안 집단학폭, 피해자가 밝히는 그날의 충격적 이야기 (영상)

충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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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신문=천안] 장선화 기자 = "주민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남녀학생에 둘러싸인 선명한 안면상처와 헝클어진 머리 및 흐트러진 옷매무새 등 창백한 얼굴의 중1 여학생의 ‘넘어졌다'는 말 한마디에 그대로 돌아갔다.“

​이는 지난 21일 천안지역 10여개 초·중 30~40여명의 학생들로부터 집단폭행당한 아산의 모 중1학년 여학생 피해자 부모의 절규다.

​이날 주민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이 수십 명의 남녀학생에 둘러싸여 잔뜩 겁에 질려있는 나이어린 중 1년 여학생의 말에 그대로 돌아간데 대한 날선 비판이다.

​피해자 부모는 특히 "연락을 받고 천안 신안파출소에 도착하니 그 많은 가해학생들은 보이지도 않고 집단폭행으로 겁에 질려 불안에 덜덜 떠는 어린아이를 진정시키기보다 진술서를 작성하는 광경에 경악했다”고 울먹였다.

​A양의 부모는 “자신의 자녀와 함께 폭행당한 초등학교 5학년 B양을 데리고 순천향대천안병원에서 응급처리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22일 조사 과정에서 “경찰이 '가해자가 6~7명'이라고 말해 '10명인데 무슨 소리냐' 따지고 영상을 본 후 작성할 것을 권유해 10명으로 정정했다”며 “이는 경찰이 영상도 참작하지 않은 채 사건을 고의적으로 은폐축소하려는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환호하는 40여명의 초·중학교 학생에 둘러싸여 집단 폭행을 당한 우리 아이와 초등 5학년생의 끔찍한 영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도 방조하고 동조, 응원한 애들은 처벌은 할 수 없다는 게 있을 수 있냐"며 가슴을 쥐어뜯었다.

​특히 "가해자들이 ‘촬영한 동영상을 피해자 측에 넘겨주면 똑같이 발라 버린다' '쌍방 폭행'이라는 등 지능적으로 입을 맞추는가 하면 영상 유포에 경찰은 가해자를 5~6명이라고 했다가 10명, 학교에는 6명으로 보고하는 등 은폐하고 축소하려는 느낌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날 피해자 A양에 따르면 “초6 C 및 D양으로부터 천안에 오라는 강요와 천안 중2학년 언니의 ‘애들이 못 건드리게 막아 준다’는 약속을 믿고 천안터미널에 지난 21일 오후 3시께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2학년 언니는 A양에게 “너 도망가면 여기 애들한테 죽는다”는 겁박과 함께 기다리던 10여명의 학생들에 둘러싸인 채 천안공고 인근 공사장으로 끌려간 뒤 20여 분간에 걸친 집단폭행이 이어졌다.

천안소재 10곳의 초·중학교 3~40여명 학생들에 둘러싸여 폭행을 당하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
천안소재 10곳의 초·중학교 3~40여명 학생들에 둘러싸여 폭행을 당하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

공사장에 가서 때리라는 누군가의 말에 끌려가는 도중 남학생 H군으로부터의 허벅지 가격이 이날 집단폭행의 시작이었다.

​공사장에 끌려가니 이들은 담배피울 것을 강요하며 입에 물려준 담배를 못 피운다고 뱉으면 따귀 때리기가 반복됐다.

​정신이 혼미해질 즈음 몇 명인지 모를 애들이 나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더니 이내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순간 번쩍번쩍 사방에서 카메라 후레쉬가 터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는 팔과 다리는 물론 머리, 허리, 어깨, 등짝을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 식 구타에 이어 머리를 돌에 대놓고 때릴 때는 “이렇게 죽는 구나”를 느꼈다며 몸서리친다.

​‘더 때려’ ‘머리를 잡아당겨’ ‘옷 벗겨’ 등 A양을 일방적으로 구타중인 가해자에게 ‘섹시하다’ ‘나이스’ ‘존나 멋있어’ 등 에워싼 학생들의 부추기는 소리가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당시 “집단폭행으로 정신 잃기를 반복하던 가운데 누군가 건넨 물을 마시던 중 경찰이 다가와 ‘폭행 당했냐’"고 물었다.

​그런데 "나를 때린 언니들이 옆에서 눈을 부릎뜨고 쳐다보고 있어 겁에 질린 내가 ‘넘어 졌다’고 하니 그대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경찰이 돌아간 후 또다시 폭행을 당할까 무섭고 두려워 숨죽인 채 웅크려 있는데 어떤 오빠가 오더니 “누가 때렸냐”며 가해자들을 못 오게 하고는 5학년 초등학생과 저를 공원으로 피신 시켜줬다.

​그리고는 “그 알 수 없는 오빠의 신고로 5학년 초등학생과 저는 파출소로 갔다. 순간 살았다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제가 신고한 것도 아닌데 보복 당할까 두렵다”며 어린 소녀는 부르르 몸을 떨었다.

천안소재 10곳의 초·중학교 3~40여명 학생들에 둘러싸여 폭행을 당하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
천안소재 10곳의 초·중학교 3~40여명 학생들에 둘러싸여 폭행을 당하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

이날 112 첫 주민신고는 3시30분께였고 신원미상의 마지막 신고시간은 6시로 전해졌다.

​나이어린 초등 및 중1 여학생이 2시간 이상을 수십 명의 오빠와 언니 등에 둘러싸인 채 무방비상태로 공갈협박과 폭행의 공포에 떨어야했던 것이다.

​특히 이번 집단폭행사건장소는 불과 2주전인 지난 7일 발생한 중2 여학생 집단폭행사건(본보 10월 10일, 26일자 6면보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고교를 낀 6개 학교 학생들이 우연히 한자리에 모일 수 없는 만큼 조직적 움직임이 합리적으로 의심스럽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 경계를 넘어 천안지역 10개 초중학교 학생들이 인근 아산지역 중1여학생을 천안으로 유인해 집단폭행을 자행한 것이다.

​따라서 경찰의 “‘집단폭행’사건을 ‘쌍방폭행’으로 처리하는 데 대한 불만이 촉발되는 등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폭주하고 있다.

​피해자 부모는 "조사 받기 전, 지난 7일 발생한 집단폭행사건에 대해 ‘쌍방폭행 처리로 알고 있다’고 경찰이 말해 ‘미온적인 대응으로 2주도 안 돼 또 발생한 거 아니냐’고 하자 대답을 피했다”고 밝혔다.

​신고출동한 신안파출소 관계자는 “이날 오후 3시께 학생들이 한 20여 명 모여 흡연을 한다는 내용으로 112신고 접수돼 확인한 결과, 학생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흡연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3시 30분도 학생들이 많이 모여 있다. 싸우려고 한다고 신고로 현장 출동해 학생들 옷차림, 태도, 얼굴 외상 등을 볼 때 폭행 사실을 전혀 인지할 수 없어 해산했는데 6시 1분께 같은 장소에서 싸움이 벌어졌다는 신고에 사건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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