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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과 자존심은 누가 더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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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8.18 19:0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덕 주 담쟁이 시인 학교장

“자녀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며 살 수 있도록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을 높여 주자”

 

떠도는 유머에 이런 것이 있다. 좋은 소식 “우리 아이가 상을 타왔네.”, 나쁜 소식 “옆집 애도 타왔네.”, 환장할 소식 “아이들 기 살린다고 전교생에게 다 주었다네.” 이 유머가 이해가 가는지요?

자존감(自尊感)과 자존심(自尊心)은 비슷한 단어같이 느껴진다. 자존감이 높으면 자존심도 높고, 자존감이 낮으면 자존심도 낮을 것 같다. 정말 그럴까?

자존감은 자기 자신의 고유한 가치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존재 그대로 존중하는 마음이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기에 실패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다.

그런데 자존심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했을 때 존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다. 자존심은 비교에 의한 감정으로 우월감과 열등감으로 표출이 된다.

EBS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의 엄마와 다른 나라의 엄마를 비교하며 자녀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지 관찰하여 방송한 적이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우리나라의 엄마는 아이의 성적 자체보다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잘함과 못함을 구별했다.

점수가 아무리 낮아도 다른 사람에 비해 높으면 기쁨의 호르몬이, 점수가 높더라도 다른 사람에 비해 낮으면 아쉬움의 호르몬이 분비됐다.

그에 비해 다른 나라의 엄마들은 다른 사람의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점수 자체로만 평가했다. 즉 높은 점수에서는 기쁨의 호르몬이, 낮은 점수에서는 아쉬움의 호르몬이 분비됐다.

우리나라 엄마들은 자존심이 높은 것이고 다른 나라의 엄마들은 자존감이 높은 것이다. 비교 대상이 있고 비교 대상보다 잘했을 때 기쁨을 맛보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다른 나라의 엄마들은 다른 사람의 점수에 신경 쓰기보다 내 자녀가 어느 정도 성취했는지를 보고 그것으로 기뻐했다.

평가하는 기준이 왜 우리는 다른 나라와 다를까? 우리나라의 자원과 역사가 우리의 성격 자체를 이렇게 바꾸어 놓았을까, 아니면 우리나라 사람의 원래의 특성이 남과 비교하기를 좋아하는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존감과 자존심은 어렸을 때 가정환경에 의해 몸으로 체득된다. 남과 비교하며 기쁨과 아쉬움이 좌우되는 우리의 가정에서는 당연히 자존감보다는 자존심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누군가와 경쟁해서 이겨야만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사람에게 실패란 인생의 절벽이요, 끝이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존중되어야 한다. 스스로 소중한 사람임을 인식하고 실패하더라도 그것을 거울삼아 다시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자존감은 무조건적인 자기애(自己愛)와는 다르다.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무조건 자신이 최고이고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장점만을 수용하기 때문에 누가 뒤에서 험담을 하면 기분이 상하고 그 단점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싫어하더라도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상처를 덜 받는다. 내가 잘하는 것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듯이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렇다고 내가 나쁘거나 하찮은 사람이 아니라 사랑할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사람임은 안다.

사람은 삶의 형태나 기대수준은 조금씩 달라도 중요한 공통점은 모두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며 살 수 있도록 그들에게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을 높여 자아를 성장시켜 주어야한다.

자존감을 높여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다음과 같은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각 가정이나 학교에서는 일관성 있고 공정한 규칙으로 그들이 안정감을 느끼며 자랄 수 있도록 하고, 신뢰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평온하고 비폭력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한다.

아이와 함께 있는 동안에는 그들에게 집중하여 아이가 인정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행복한 미래는 거저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끈질긴 노력의 대가로 얻어지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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