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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온고지신에서 창조교육을 찾다

“시대를 이끄는 패러다임은 깨닫는 것에서 전환된다.철학적 담론이 아니더라도 잊었던 것으로 부터 인식을 자각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며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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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9.25 18:1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동 건 대전시교육의원

미지의 세계는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동원케 한다. 지난 주 추석 보름달을 바라보며 문득 우리가 잃어버린 전설과 현실화 되고 있는 SF(science fiction)적 진화를 떠올려보았다.

요즘은 지구로부터 38만4400㎞ 떨어진 우주공간의 달을 보고 아무도 계수나무 한그루와 떡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 한 마리를 상상하진 않는다.

오랫동안 달 표면의 검은 그림자를 보고 계수나무와 토끼라고 생각했던 우리 선조들의 신화적 상상력은 오늘날 고요의 바다, 폭풍의 대양, 지식의 바다 등으로 명명된 크레이터란 과학적 사고로 재인식된 때문이다.

 

▲전설과 동화는 새로운 꿈을 창조하는 원동력

 

우리가 잃어버린 전설의 한 페이지는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월면에 첫 발자국을 남기면서 그렇게 잊혀 진 동시에 인류는 우주여행이란 새로운 꿈을 꾸는 계기가 됐다.

처음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산 존 F. 케네디의 ‘1970년 이전에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는 공언은 아폴로 17호로 막을 내린 1972년까지 모두 6회에 걸쳐 달 착륙에 성공했고 12명의 우주인이 월면에 발을 내딛었다.

이후 40여 년 간 그 누구도 달에 간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불과 10년 후인 2020년대엔 달 기지가 건설되고 우주시대의 새로운 전기를 열 전망이다. 미국이 달 기지를 세운 뒤 2030년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겠다는 프로젝트로 최근 달 무인탐사선 ‘라디’를 쏘아 올렸고, 러시아, 중국, 일본, 인도 등도 적극적으로 우주시대를 열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1년 제2차 우주개발진흥계획과 올해 초 나로호의 성공적 발사에 따라 ‘2020년까지 달에 태극기가 펄럭이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선진국 대열의 진입은 국력을 위시하는 외에 달에 핵융합 원료인 헬륨3 등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희귀광물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경제적 측면도 새로운 가치로 부각되고 있다. 이렇듯 경쟁적으로 우주시대를 여는 각국의 기저에 비과학적으로 전래된 아릿한 전설의 향수를 엿볼 수 있음은 이채를 띤다.

중국의 무인 달 착륙선 ‘창어’(嫦娥)호는 설화에 등장하는 ‘달의 여신’의 이름이고, 일본의 달 탐사 위성 ‘가구야’호는 달과 관련된 전래동화에 나오는 ‘공주의 이름’이며, 달에서 최초로 물의 존재를 확인한 인도의 ‘찬드라얀’호는 ‘달 여행’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전래된 신화와 동화적 상상력을 비과학적 요소로 치부(置簿)하지 않고 오히려 첨단 과학의 집합체인 우주과학시대에 당당히 근저를 이루고 있음이다.

이쯤에서 공자님 말씀 중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의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옛 것을 알고 새 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구절을 생각해 본다. 역사를 배우고 옛 것을 배움에 있어, 옛 것이나 새 것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는 뜻으로 전통적인 것이나 새로운 것을 고루 알아야 스승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일침이다.

 

▲인식의 자각, 창조교육을 생각한다

 

요즘은 혁신과 변화, 역발상 등을 논하지 않으면 구태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기업의 혁신을 불러온 6시그마 운동이나 세계화의 기치 그리고 창조경제에 이르기까지 그 사고의 기저엔 알게 모르게 온고이지신이 잠재돼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시대를 이끄는 패러다임은 깨닫는 것에서부터 전환된다할 수 있다. 구지 철학적 담론이 아니더라도 잃었던 것, 잊었던 것으로부터 인식을 자각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며 혁신이란 이름의 새로움이 아닌가 한다.

가을 사색의 길목에서 높아진 푸른 하늘만큼이나 청운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제 우리시대의 창조(創造)적 교육이란 화두 하나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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