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3시 30분께 영등포의 한 정공사에서 폭발사고가 있었다.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 사고는 다름 아닌 소화기 폭발로 인한 것이었다. 폭발 충격도 커서 10m 떨어진 위치에 주차된 차량도 파손됐다.
예전 가압식 분말 소화기는 손잡이를 누르면 가압용 가스용기의 고압가스가 본체용기에 유도되고 이 과정 중 용기가 부식돼 있어 폭발(파열)하면 용기 본체가 튕겨서 소화기를 잡고 있던 사람이나 주위 작업하는 사람의 머리나 상체를 가격할 수 있다.
소화약제가 노즐에서 방사되면 그 소화기에는 반동력이 약제 방출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가해지는데, 정상작동할 때 이 반동력은 조작자의 조작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약하나 본체용기에 이상이 있어 폭발하는 경우에는 조작자에게 예상하지 않은 피해를 입힐 수 있을 정도의 반동력이 발생한다.
내부압력과 부식의 상태에 따른 개구면적에 비례해 압력은 커지므로 소화기의 밑 부분 전체가 뚫리는 경우가 개구면적의 최대가 되므로 반동력도 최대가 된다.
우리나라에는 소화기 폭발사고에 대한 통계정보가 없으나 일본소화기공업회가 일본소화기공업회,소방청, 소방검정협회, 소방안전센터는 1968년도~2010년의 소화기 폭발사고 정보가 있다. 이를 토대로 분석한 바에 의하면 소화기 폭발사고 161건 중 분말소화기 143건, 강화액 소화기 5건, 화학포 소화기 9건, CO2 소화기 2건, 소화기 종류 불명 2건이다.
통계를 보면 가압식 분말소화기의 폭발사고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소화기 폭발사고의 대부분은 가압식 분말소화기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압식 분말소화기의 폭발사고는 본체용기 부식, 캡의 이완이나 손상·무리한 해체 등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가압식 분말소화기 폭발사고를 예방하려면 부식된 가압식 분말소화기는 폐기하고, 축압식 분말소화기로 교체해야 한다. 그렇다고 어차피 폐기할 것이니 훈련이나 소화시범에 사용하고 버리는 게 좋다는 이유로 낡은 소화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만약 부식된 소화기로 소화시범을 보이거나 훈련하면 끔찍한 사고 발생의 우려가 크므로 사용치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소화기가 비바람에 노출되는 장소나 습기가 많은 장소 등에 설치돼 있지 않은지 다시 확인하고 소화기 상태를 점검해 부식된 것은 사용하지 않고 폐기하며, 방사, 해체는 전문업자에게 의뢰하도록 해야한다.
낡은 분말소화기를 방치해 폭발사고로 이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본처럼 소화기 메이커에게 회수책임을 주고 분말소화약제를 재생·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낡은 분말소화기로 인한 사상·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고 환경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음은 분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