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국립공원에서 대만꽃사슴, 큰입배스, 돼지풀 등 외래 동식물이 빠르게 번성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지난 30일 국립공원관리공단 속리산사무소에 따르면 최근 이 공원 주변서 대만꽃사슴의 개채수가 급격히 불어 노루나 고라니 등 경쟁종을 밀어내고 있다. 이곳의 꽃사슴은 1980∼90년대 자연보호행사 등을 통해 방사됐다.
애초 방사된 것은 20여마리지만, 속리산의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지금은 150여마리로 불어난 상태다.
속리산사무소 자원보존과의 김대현 과장은 “대만 꽃사슴이 뿔로 나무를 긁어 영역을 표시하면서 공원환경을 훼손하고, 주변 농가의 농작물을 망치는 일도 잦다”고 말했다.
민원이 잇따르자 공단 측은 2010년부터 대만 꽃사슴 포획에 나서고 있으나 지금까지 48마리를 붙잡는 데 그쳤다.
워낙 민첩하고 경계심이 강해 좀처럼 포획망에 걸려들지 않는다는 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공원 안의 삼가저수지와 주변 하천에는 외래어종인 큰입배스와 붉은귀거북이 빠르게 증식하고 있다.
이들이 하천의 주인행세를 하면서 피라미와 빙어, 붕어 등 토종 어류가 자취를 감추자, 공단 측은 매년 4∼6월 큰입배스의 알집을 제거하고 루어낚시대회를 여는 등 퇴치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퇴치사업으로 기껐해야 한해 1000여마리의 배스와 붉은귀거북을 붙잡는 게 전부여서 개채수 조절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공단 측은 최근 토종식물을 이용해 외래식물인 돼지풀을 퇴치하는 생물학적 방제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공단 측은 돼지풀 군락지 주변에 그보다 키가 크고 잎사귀 면적이 넓은 싸리나무, 철쭉과 성장속도가 빠른 벌개미취, 구절초 등을 심었다.
이들 토종식물이 생물학적인 경쟁을 통해 돼지풀을 도태시킬 것으로 공단 측은 전망하고 있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인 돼지풀은 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을 유발하는 유해식물이다.
보은/김석쇠기자 ssk4112@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