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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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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8.01.31 18:36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온 나라가 영어를 잘해야 살 수 있는 세상, 인수위의 교육정책 발표로 영어교육 찬반논쟁으로 소란하다.

과거 일본제국주의 시대를 살지는 않았지만 당시 상황이 이런 분위기였을 것이다. 우리글을 말살하려던 일본의 문화정책이 민족정기를 흐렸고 급기야 남북의 분단까지 가져오는 불행한 시대를 맞이했던 조선이라는 나라의 식민지 교육정책은 분명 잘못된 것이었다. 아직도 그런 식민지 사관으로 살고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새 학기부터 영어 교사가 아닌 다른 과목의 교사들도 영어로 수업을 해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말을 해야 한다. 초등학교, 중학교에서부터 학교라는 학교의 선생님들은 영어로 교육을 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하였다. 이럴 때 우리 아이들의 황당해 하는 모습을 어떻게 보고 위로해야 할까 걱정이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영어교육 개편방안이 나왔다. 임기 안에 영어전용 교사 2만3천명을 선발하고 기존의 교사들에게는 해마다 3천 명씩 영어능력 심화연수를 한다. 이를 통해 영어로 하는 영어 수업을 2010년부터 시작해 2012년 초등1·2학년을 제외한 모든 초·중·고교에 이르기까지 확대해 수준별로 수업을 도입하고 학급당 학생 수도 차츰 줄여간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영어를 못하면 취직도 승진도 못하는 그런 시대가 왔다.

영어사교육비가 15조 이상 들어가게 되고 돈 없으면 영어선생도 일반교사도 힘들게 됐다.

영어나라 미국이나 영국 등 영어로 말하고 배우는 나라에 가서 유학을 하고 오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 영어를 못하면 우리 아이들의 취직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새 정부가 발표한 영어교육 정책은 아무리 생각해도 과거 일본제국주의 식민지 시대를 연상케 한다. 창씨 개명과 일본말로 학교를 다녀야 했던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 일본말을 잘 배워서 잘살고 있는가. 우리는 해방이후 말이 곧 ‘사람’이고 ‘나라’라고 배웠다.

그런데 그런 우수한 한글을 뒤로하고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명박 정부의 권력자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극언을 서슴지 말아야겠다. ‘못된 매국노 같은 발상주의자들’이라고 말이다.

개나 돼지도 제 목소리를 낸다. ‘멍멍, 꿀꿀’ 그런데 돼지가 개소리를 지껄이고 개가 돼지소리를 한다면 엄청 웃기는 세상이라 할 것이다. 아니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하나님을 부정할지 모른다.

새 학기부터 학원가에는 영어열풍이 불 것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영어학원의 강의실이 만원사례를 가져 올 것이다. 학원비가 없는 학부모들의 한숨 소리도 들려온다.

그런 반면 영어조기 교육과 유학을 끝내고 온 부자들의 아이들이 만세 부르는 소리도 들린다. 영어 때문에 비관하고 절망하며 자살하거나 낙심하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속출할 것이다.

미국의 신세계가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학교에는 국기게양대 태극기 옆에 미국성조기를 게양해야 한다고 말하는 인수위원이 있을지도 모른다.

영어교육문제를 청계천 토목공사 하듯 밀어붙이면 되겠지 하는 생각, 영어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의 세상이 되었다. 역사도 과학도 문화도 영어로 가르치고 국어도 영어로 가르쳐야 직성이 풀리는 인수위원회의 나리들 국운이 상승한다고 느끼시는가. 하루자고 나면 또 다른 정책들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대다수 국민들은 감당하기 어렵고 당황스럽다.

미국의 또 다른 주가 아니라 미국의 식민지였으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터인데 미국시민이 되기 위해 아이를 미국 가서 출산하려는 산모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찬란한 5천년의 역사와 문화도 영어로 번역하고 모든 교과서와 문학책들을 영어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활자는 필요없다. 세계화시대 경제가 최우선인 이 나라의 모든 시스템을 영어로 바꾸자. 그것이 잘사는 나라이다.
경제대국을 이루는 길이다’라고 말한다고 누가 주먹을 쥐고 달라 들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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