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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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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8.03.06 18:24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겨우내 얼었던 땅 속에서 개구리들이 긴 겨울잠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와 보니 세상이 바뀌었다.

청와대의 주인도 바뀌고 장차관 실과 그 밖의 의자도 주인이 바뀌었다. 봄도 예전에는 돈들이지 않고 계절을 감상했지만 오르는 각종 물가 때문에 서민들의 주름살이 늘어간다. 세계 곡물 값도 오르고 한국의 서민들이 즐겨먹는 라면 값도 올랐다. 더 걱정되는 것은 이라크의 전쟁은 언제 끝날지 모르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은 지칠 줄 모른다. 그 통에 세계 석유시장은 끊임없이 원유 값이 상승하여 백 달러를 오르내린다.

정치권은 총선으로 술렁이고 공천에 따른 잡음과 벌써부터 선거철을 코앞에 두고 신경전이 벌어진다. 정치 철새들은 이곳저곳 날아다니며 공천 자리를 엿보지만 헛수고만 하고 탈락이다. 가관인 것은 한나라당의 이박의 공천 기 싸움이다. 영남권의 공천이 한나라당의 위기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여론도 그리 좋지 않다.

대선 때 최고조에 달했던 한나라당의 인기는 각료들의 임명과정에서 드러난 도덕성 때문에 점점 추락하고 있다. 어느 시인이 말한 대로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충청도는 예로부터 충절의 고향이라고 떠벌이고 자랑을 늘어놓지만 선거 때만 되면 눈치 보기 여념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큰 정치인이 나오지 않는다.

봄이 되면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 현장에도 어김없이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꽃이 필 것이다. 그러나 바다를 상대로 삶을 영위해가던 어부들은 눈물과 한숨뿐이다. 삼성의 부도덕한 행태를 보면 기름유출사고 책임은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간다. 자살하고 싶은 어민들이 늘어간다. 살고 싶은 생각이 없단다.

봄이면 꽃들이 아름답게 피는 충청도의 산골에도 새가 울고 일터로 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 희망으로 가득 차야 하지만 어둡다.

곡물 값이 점점 오를 것이다. 식량이 드디어 무기가 되는 세상이 왔다. 아프리카 아시아의 가난한 사람들이 식량 때문에 고통을 받을 것이다. 농부와 농사를 홀대한 국민들도 후회하는 날이 올 것이다. 미국은 드디어 소원을 성취하게 되었다. 석유를 독점하여 세계질서를 재편하였고 북한의 핵무장까지도 철저하게 해제하고 있다.

봄은 부활의 계절이다. 기독교는 부활이 없으면 무능한 종교다. 그런 기독교가 정권을 창출했다. 기독교정부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이명박 장로 정부가 들어선 것이다. 경제성장의 부푼 꿈은 무지개보다 더 화려한 색으로 칠해져 환상에 빠지게 만들었다.

국민들은 정권초기부터 오르는 물가에 걱정이 태산이다. 이런 것을 부자 내각이 얼마나 걱정하고 물가를 잡을 수 있느냐. 그것이 이 짧은 봄날의 과제가 될 것이다. 꽃은 열흘 붉은 꽃이 없고 권력은 무상하다. 지금의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다가는 기독교정부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선이란 무엇이냐. 뒷맛이 좋은 것이다. 악이란 무엇이냐. 뒷맛이 나쁜 것이다” 헤밍웨이의 말이다.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다. 믿음·소망·사랑 이 셋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 했다.

“즐거운 생활을 하려거든 지나간 일을 투덜거리지 마라. 좀처럼 성을 내지마라. 언제나 현재를 즐겁게 살고 특히 남을 미워하지 말고 미래를 하나님께 맡겨라” 이런 말을 한 시인 괴테는 83년의 긴 생애를 살았다.

봄이란 계절은 남을 미워하는 것으로부터의 탈출이다. 어떤 일이 나에게 닥쳐올지 모른다. 미래는 하늘에 맡기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전력을 다하는 것이다.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기지 말고 국민 스스로 정치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정치를 혐오스럽다고 생각하지마라. 축제처럼 즐겁게 생각하면 올 봄도 우리 모두에게 희망일 수 있다.

김창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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