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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에] 서해 격렬비열도 중국인 매입설 말도 안 된다

“격렬비도를 중국인이 사들일 경우 독도를 일본인이 자기들 땅이라 엉터리 주장하는 것과 다를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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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8.03 17:4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임 명 섭 주필

우리나라 동쪽 끝에는 독도가 있고 서쪽 끝에는 격렬비열도란 섬이 있다. 서해 충남 태안군 근흥면 격렬비열도 북서쪽 33해리 해상에서 75t급 안강망어선 S호가 얼마 전 투망해 놓은 그물에 밍크고래 한 마리가 잡혔다. 안강망 어구로 바다에서 끌어 올린 길이 6.6m,둘레 4.4m 크기의 죽은 밍크고래는 해경에 신고됐다.

해경은 불법 포획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고래유통증명서를 발급해 줬다. 이처럼 격렬비열도 인근에는 최근들어 밍크고래가 자주 발견되는 등 수 많은 해양자원이 풍성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이지 ‘중국에서 개 짓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깝다고 해서 그런지 서격렬비도에 최근 중국인에게 섬 매각설(?)이 나돌고 있다.

매각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격렬비열도는 국내 영해 기점으로 군사는 물론 어업적 가치도 매우 높은 섬이다. 그런데 이 섬을 중국인들이 노리고 있다니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태안반도 서쪽 55㎞ 해상, 뱃길로 2시간밖에 안 걸리는 최서단 격렬비열도는 3개의 섬으로 형성되 있다.

중간의 북격렬비도는 산림청 소유로 되어 있으나 나머지 두 개의 섬인 동·서격렬비도는 개인 소유다. 그래서 중국인이 공시지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동·서격렬비도의 흥정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인들은 20억 원 정도를 제시하고 있어 다급해진 것이 당국이다.

다행스럽게 소유주 두 명은 일단 매각을 거부해 위기는 피했다. 만약 이 섬이 외국인, 특히 어업 분쟁이 잦은 중국 쪽에 넘어갈 경우 심각한 국제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섬의 감정가를 산정해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소유주가 거부할 경우·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다각적인 검토를하고 있다니 일단 안심이 든다.

격렬비열도에 대해 한 해양학자는 “격렬비열도에 가면 왠지 격렬해질 것만 같다”고 농담할 정도다. 전해지기로는 철새가 대열을 지어 날아가는 모습과 같다고 지어진 이름이다. 격렬비열도 주변에는 작은 섬으로 석도, 우배도, 가의도, 궁시도, 흑도, 난도, 병풍도 등이 있다.

또 북격렬비도(해발 107m)의 정상의 등대는 등탑의 높이가 9.7m로 35~40㎞ 밖에서도 빛을 볼 수 있어 뱃길을 도와주고 있다. 삼국시대 이후 한반도 남부와 중국을 잇는 해상교통의 출발점이자 종착지가 되고 있었으며 오랜 세월동안 불빛 없는 등대 역할을 했다. 중국과 가까운 탓에 태안에서 격렬비열도 북단을 거쳐 중국 산둥성 칭다오로 연결된 한,중 해저광케이블도 바다밑으로 깔려있다.

이처럼 경제적 여건도 두루 갖추고 있는 격렬비열도는 공개되지 않은 자연이 천하절경이다. 겨울에는 동백꽃이 아름답고,봄이면 유채꽃이 만발하여 남해안과 제주도와는 또 다른 절해고도의 아름다움을 짙게 풍기는 섬이다. 게다가 최근 농어낚시의 성지로도 떠오르고 있어 낚시 애호가들의 선망의 섬이다.

이곳은 예부터 4월 곡우 무렵 일대에서 잡힌 조기는 ‘살이 연하고 맛있다'하여 ‘곡우살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높은 값을 받고 있다. 그래서 중국어선들이 떼지어 우리 영해를 침범해 불법조업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한,중 분쟁이 현실화할 경우 최전선이 되는 곳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1994년 등대 무인화 이후 섬을 비워놓다시피하다가 올해 들어 다시 유인화 등대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유지인 최서단 서격렬비도를 중국인인 매입하려고 혀를 대고있다는 소식이 들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격렬비도를 중국인이 사들일 경우 독도를 일본인이 자기들 땅이라는 엉터리 주장하는 것과 다를게 없다.

우리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정부가 무인도로 방치한 격렬비도에 20년 만에 다시 등대원을 파견하기로 했다니 다행스럽다. 국가적 차원에서 통신장비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한 태양광발전설비, 그리고 풍력발전설비까지 갖추는 등 유인도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니 기대와 함께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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