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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儀典)순서 불만 ‘행사불참’기관장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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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10.12 17:39
  • 기자명 By. 정영순 기자
▲ 정 영 순 공주주재/부장

공주시가 수많은 축제와 행사장에서 기관장의 좌석배치와 뒤바뀐 의전순서 때문에 잡음이 많다.

모 기관장은 의전서열에 불만을 느껴 다른 행사 일정이 있다는 핑계로 수차례 행사에 불참했다.

행사를 축하하러 오는것인지, 자기 위치를 과시하러 오는것인지 알 수 없는 높은분들 때문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학창시절부터 부동자세로 ‘교장선생님 훈화말씀’에 치를 떨었던 시민들은 자라서도 높으신 분들의 이야기를 인기 TV 프로그램 시작 전에 무수히 나오는 CF처럼 의무적으로 시청해야만 정작 본인이 보고 싶은 행사를 즐길 수 있다.

공주시의 많은 축제가 거의 끝났다. 성공적인 축제였다.

사건 사고도 실수도 없었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아주 만족해했다.

하지만 그에 응당한 상을 받아야 할 관계자는 도리어 벌을 받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높으신 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고귀한 시간을 뺏어야 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나? 하지만 이 높으신 분들은 이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심지어는 누구는 했는데 왜 내 시간은 안 주느냐, 왜 내가 누구보다 늦게 소개 하느냐를 가지고 주최측을 혼낸다.

사회자가 행사 시작 전에 내빈들의 소개 순서로 골머리를 앓고 그들의 이름을 빼먹거나 틀렸을 때 어쩔줄 몰라 당황하는 모습은 안쓰럽기도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 볼땐 눈꼴 사납기 그지없다.

대한민국 의전서열을 달달 외우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입법, 사법, 행정 공무원들에 각종 기관장들이 섞여 나오다 보면 도리어 당사자가 아닌이상 모르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그들만 유독 여기에 목숨을 건다.

누가 의전서열요람을 책으로 내면 베스트셀러가 되고도 남겠다.

시민이 주인인 사회에서는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선거 때는 낮은 자리에 있겠다는 분들이 당선만 되면 높은 자리를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기에 일부 행사에서는 의전순서를 과감히 생략하기도 하고, 의전 대상자가 먼저 자기소개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자신 뿐 아니라 다음 순서 대상자까지 자연스레 넘어가게 하는 경우도 더러 있고, 사회자가 시간을 줘도 간단히 인사만 하고 내려오는 위인들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심지어 그런 행사장에서조차 내가 앉는 자리의 위치를 놓고 왜 내가 누구보다 뒷자리냐고 싸우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

내가 내 자리 내놓으라고 강권하는 자세는 무례함의 극치다.

그걸 모르는 소인배들은 그 자리에 나와서 주최측이 마련해 준 목 좋은 자리에 앉아 시민들에게 인사할 자격도 없으며 박수를 받을 자격도 없다.

참고로 A시의 의전 순서는 다음과 같다.

시장▶시의회의장▶국회의원▶기관장▶도의원▶시의원▶단체장의 순이다. 이는 또한 정치인과 그룹별로 세밀하게 나누어진다. 예를 들어 기관장의 경우 시장, 시의회 의장, 교육장, 경찰서장, 세무서장, 노동사무소장, 소방서장의 순으로 이어진다.

자고로 높은 자리는 존경의 대상으로 가만히 있어도 남들이 받들어 줄 때 빛이 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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