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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에서 꼭 배워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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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8.10.13 18:14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3선째 구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울 중구의회 김수안 의원은 10년 간 받은 의정비와 수당 전액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써 오고 있다. 그의 아름다운 손길은 지역 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을 비롯해 세계 빈곤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한때는 직접 어려운 이웃에게 쌀을 갖다 주는 등의 선행을 베풀었지만 지금은 공직선거법이 강화돼 중구의 사회복지안전망 사업인 ‘행복 더하기’를 통해 이웃을 돕고 있다.

김 의원은 선거 때 “깨끗한 의정 활동을 위해 의정비를 저소득 주민에게 쓰겠다는 것”과 “구민 혈세로 해외 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2가지를 선거 공약을 내세우고 지금도 이를 지켜나가고 있다고 한다. 그가 이렇게 어려운 이웃에게 눈을 돌린 것은 자신도 ‘찢어지게’ 가난했던 과거 때문이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배추장사 등 안해본 것이 없다”는 그는 “하루 한끼 식사도 감사했고, 20일 가까이 굶은 적도 있을 정도로 가난했다”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그는 “의원 임기를 마치더라도 어려운 주민들을 돕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아름다운 지자체 의원의 일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정신이 빠진 의회도 있다.

천안시의회는 의원 해외 연수계획이 적절치 못한 행동이란 시민들의 비난을 견디다 못해 이를 전격 취소했는데 시민들은 너무 당연한 일이라고 반겼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장농안의 ‘달러모으기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는 자체만도 시민을 대변하는 시의회로는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

자비를 들여 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떠난다 해도 시민들은 때가 때니만큼 이해가 되지 않겠는데 엄청난 시민의 혈세를 써 가면서 어려운 때에 해외 연수를 다녀 온다면 누가 그들은 존경하겠는가. 물론 살기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연수를 하려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전국적으로 기초든 광역이든 해외 연수가 있을 때면 적성성에 대한 문제가 끓임없이 도마위에 오르지 않았는가. 안타까운 것은 민주주의가 뿌리 내린지 반세기가 지난 이 시점에서 언제까지 낭비성 의회 해외연수 같은 후진적인 의제로 우리 사회가 논란을 벌여야 하는지 생각만해도 서글퍼 진다.

2년 전 지방의원 유급제가 시행되면서 시민들은 의원 자격 향상과 의회의 전문화를 진심으로 원했다. 하지만 유급제 이후 달라진 것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게 시민들의 시각이다. 아직까지 의회의 해외 연수가 ‘공짜 관광’쯤으로 생각하고 아에 유명 관광지를 연수 대상지로 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천안시의회의 연수일정도 그렇다. 당초 14일부터 19일까지 6일간 일정으로 2개팀으로 나눠 일본과 인도 등지를 다녀오는 테마별 해외 연수 계획만 보아도 알수 있다. 유영오 의원을 단장으로 17명이 4박5일(14일~18일) 일정으로 천안 웰빙식품 엑스포 개최를 앞두고 선진국 일본의 식품개발 견학을 통한 세계적인 이슈와 트랜드를 파악키로 한 것도 그렇다.

또 윤세철 의원을 단장으로 한 11명의 의원들도 4박5일(14일~19일) 일정으로 세계경제의 한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의 문화유산에 대한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 개선 등 관광 인프로 구축에 대한 벤치마킹을 둘러 보기위해 계획도 비슷하다.

시의회가 이런 계획으로 일본과 인도로 테마별 해외 연수를 다녀오기로 하자 시민들은 “어려운 시기에 굳이 달러를 써가면서 해외 연수를 떠나려는 것은 미국발 경제위기를 마치 강 건너 불 구경 하는 꼴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더구나 이번 해외 연수지역으로 계획된 곳은 정책 우수사례 수집으로 보기 어려운 관광지가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광성 외유’ 논란이란 빈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시의회는 “이번 해외 연수 계획은 공무국외출장심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사항이라”며 “의원별 관심분야에 대한 집중적 연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해외 연수를 계획했다”고 해명했다.

시의회는 놀러가는 것이 아니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나마 깨닫고 해외 연수 계획을 취소하는 용단을 내렸다고 했다. 이런 사태를 놓고 시민들은 “취지가 좋더라도 꼭 외국을 나가야 좋은 지역을 만들수 있는 것을 배워 올 수 있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따갑기만 했다.

이런 어려운 판국에 한가롭게 해외로 관광성 외유를 떠나려던 시의원들에게 시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때문에 앞으로 지방의회에서 해외 연수를 할 경우 해외연수보고서 작성외에 다른 지역처럼 의원들의 해외 연수가 얼마나 알찬 연수였는지를 단단히 챙기야 한다.

그러려면 대학교수, 시민단체,지방의회의원 등 지역 대표로 구성된 해외 연수 심사위원회의 구성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임명섭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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