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일 전 공주시 시민국장이 사표를 내고 떠나면서 동료직원들에게 남긴 한 통의 편지가 연못에 던져진 커다란 돌처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공주시청의 근무여건, 분위기가 인내하기 힘들 정도로 어렵다. 민선6기 1년 4개월 동안 무엇을 이뤄 놓았는지 공주시의 비전은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는 것인지 정도시정을 구호로만 하지는 않았는지 성찰해본다. 품격 맵시있던 공주시정은 10년 전으로 후퇴하지 않고 있나하는 우려의 목소리에 가슴이 아프지만 많은 책임을 느낀다’고 떠나면서 말한 편지의 일부 내용이다.
38년의 공직생활을 거친 전경일 전 공주시 시민국장이 정년을 2년 앞둔 10월 말 사표를 던지고 공직을 마감했다.
또한 사표수리가 되면서 그간 그에 대한 악성루머는 법적으로 아무런 이상이 없는것으로 해석된다.
그의 편지가 구체적으로 시정에 어떤 문제가 있고 시장이 어떤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구절절이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그간 시에서 나돌고 있는 풍문이나 이번의 사표제출, 그리고 편지사건을 통해 충분히 실정이 드러나고 있는 모양새다.
오시덕 시장의 부임 이후 끊이지 않고 있는 직원들의 비리와 법정 다툼 문제와 그에 대응하는 수장의 자세, 그리고 지난 봄 일어난 A모 주무관의 사망 사건이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고 상식이 결여된 인사 시스템 상의 인재라는 말이 나돌면서 전 국장이 결단을 내리게 된 계기가 됐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시장이 시 전체 공무원의 인사 책임자라면 본인이 권리를 갖고 있는 만큼 분명 그에 응당하는 의무 또한 보여줘야 하는 게 기본 상식이다.
하지만 인사권을 휘두르며 자기 입맛에 맞는 권력을 구가해놓고 정작 그 인사 시스템 상에 의해 업무를 봐야 했던 공무원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적절하게 대응해주지 않는다면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생사여탈권을 가진 시장이 자신들을 시장이 양지로 끌고 가는 건지, 사지로 끌고 가는 건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공주시청의 고위 공직자로서 공무원들 사이에 여러 문제들이 생기면서 느끼는 책임감, 또한 시장이 그런 문제들을 잘 이끌어주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들이 전경일 전 국장을 떠나게 했다는 후문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주고 떠난 편지엔 함축된 표현 속에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공무원들에게는 큰 울림이 됐겠지만, 정작 공주시 수장의 마음엔 어떤 동요가 있었을지, 후속 대응이 궁금하다.
일단 공주시 서열 3위 급에 해당하는 인사가 시장의 시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표를 냄으로써 오 시장의 시정리드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 영 순 공주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