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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논단] 홍삼, 약일까? 식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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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3.07 16:0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세명대학교 한방바이오융합과학부 식품영양학과 박수진

홍삼제품은 매해 명절선물 인기품목으로 기록되고 있다. 최근 유명 온라인 및 모바일 유통업계의 매출 분석결과 전년대비 올해 설 대목 기간의 매출 신장률이 가장 높았던 품목은 홍삼(71%)이었고, 매출순위 2위를 차지하였다고 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5년 식품산업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전체 국내 ‘식품’시장 매출액은 전년대비 0.3% 감소하였으나, ‘건강기능식품’의 판매액과 매출액은 전년대비 각각 11.2%, 10.1%씩 증가하였고, 이중 시장규모가 가장 큰 품목이 홍삼제품이다.

이와 같은 홍삼의 소비증가 현상은 최근의 신종 인플루엔자A(A형독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조류인플루엔자(조류독감) 등 유행성 변종 바이러스성 질환과 미세먼지, 황사 등 날로 악화되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공포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즉, 스스로 면역기능 유지와 강화를 통해 만일의 감염사태에도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의도에서 면역강화 기능이 잘 알려진, 그리고 전통적으로 익숙한 홍삼제품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인삼은 가공방법에 따라 별도 가공하지 않은 수삼류, 수삼(주로 4년근)을 죽도로 껍질 벗겨 자연건조한 것을 백삼류, 수삼(4-6년근)을 증숙·건조한 것은 홍삼류로 분류한다. 그러나 일반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형태는 주로 백삼 또는 홍삼을 단순 가공한 농축홍삼(정, 엑기스, 분말)이 대부분이다.

전통 의학적 지식이나 서양 과학적 차원의 효능검증을 통하여 보고되고 있는 학술자료에 따르면 인삼 및 홍삼은 스트레스 완화, 혈행개선, 기억력개선, 성기능개선 등 매우 다양한 효능이 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홍삼을 ‘원기회복, 면역력 증진 또는 자양강장’의 기능성만을 인정하여 '건강기능식품'이라고 하였다.

건강기능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과학적 근거를 평가하여 인체에 유용성이 있다고 입증된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제조·가공한 식품이라고 ‘건강기능식품법’에 정의하고 있다. 즉, 식품의 영양적 기능, 감각·기호적 기능보다는 생체조절기능에 중점을 둔 식품이지만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타가공품’과 같은 ‘일반식품’은 기능성분 함량이 낮게 함유되어있어 식약처에서 인정한 기능성은 표시하지 못하므로 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은 다른 것이라고 한다. 하물며 소위 말하는 ‘건강식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고 못 박고 있다.

이와 같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인삼(홍삼)은 ‘건강기능식품’ 또는 ‘생약’으로 분류되고, 대한약전에 따르면 인삼(홍삼)은 반드시 전문가가 사용해야 할 대표적인 ‘한약재’이고 ‘의약품’이다. 한편, 2015년 농촌진흥청에서는 인삼을 식품으로 활용하는 인삼요리 100선을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요리개발의 차원이며,  인삼이나 홍삼을 활용한 가공식품으로는 인삼차류, 넥타와 음료, 레토르트식품, 캔디류가 있으나 구매력이 좋은 상품은 역시 농축인삼류나 인삼분말류에 그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홍삼은 ‘약’인가?, ‘식품’인가? 동양에서는 식약동원(食藥同原), 서양에서는 Food as Medicine이라고 한다. 고래로 구하기 힘들어 귀한 약재로만 사용했던 인삼이었는데, 오늘날에는 생산량이 늘어나 국내 재고가 급증하고 수출이 정체되어 고려인삼의 명성과 가치가 예전만 못하다고 한숨이 깊다. 그저 몸에 좋다니까 써도 먹는다는 소비자는 사라지고 있다. 단순가공품이 아닌 새로운 상품, 고급 식재로 활용할 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식품은 맛과 영양 그리고 기능성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다양한 식품으로 적용하려면 인삼(홍삼)의 맛, 물성, 영양, 소화율, 조리 중 이화학 및 영양화학적 변화, 식품 나노기술을 통한 새로운 식품유형과 용도개발 등 고부가가치 식품기술 개발연구와 상품화 전략이 필요하다. 식품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국가 미래 산업이다. 글로벌 식품시장과 할랄시장을 겨냥하려면 소비자를 연구하고, 인삼을 활용한 약이든 식품이든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여 고려인삼 3.0시대를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세명대학교 한방바이오융합과학부 식품영양학과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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