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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에] 산화한 16개국 군인들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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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6.12 13:5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 사회복지과 교수

[충청신문=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 사회복지과 교수] “조국은 또 다른 우리의 이름입니다. 호국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의무입니다. 보훈은 미래를 위한 우리의 도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국립 대전 현충원을 방문했을 때 기록한 글이다. 시장재임시절에는 액자로 만들어 집무실에 걸어놓았던 글귀이기도 하다. 호국보훈의 달이면 잊을 수 없는 글이기도 해, 박전시장에게 물은 적이 있다.

“어떻게 이런 울림이 있는 글귀를 만들 수 있었느냐. 혹시 남의 것 베낀 것 아니냐”고 말이다. 당시 박전시장은 정색을 하며 자신에게 저작권이 있음을 섦명했다. 다행히 아직도 박 전시장이 자신의 글을 도용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실록의 계절인 6월을 맞이하는 마음에는 의연함이 깃들어 있다. 아마도 6·25가 들어있는 달이어서 인 듯 싶다. 직접 전쟁을 겪어보지는 못했으나 6·25는, 우리 주변에 늘 자리했었다.  상이용사들과 보훈가족들은 우리의 이웃이었다. 그들이 겪는 아픔은 온전히 우리들에게 전달되었다.

선생님들은 6·25를 ‘6·25 사변’이라고 했다. 전쟁의 참상을 전하며, 힘이 없는 민족이 겪게 되는 비극을 설명했다. 밥을 먹는 것, 친구를 만나는 것, 학교에 가 공부하는 것, 부모님을 비롯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당시 참전했던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프랑스, 필리핀, 터키, 태국, 그리스, 남아프리카 공화국, 벨기에, 네델란드, 룩셈부르크,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등 16개국에게는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던 것으로 기억난다.
미국은 30만 명에 달하는 육군을 대한민국에 주둔시켰고, 미7함대가 우리의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또 제5공군과 전력폭격사령부를 중심으로 전쟁을 주도하였다. 영국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한국에 파병했으며, 프랑스는 대대규모의 병력을 출동시켰다. 네델란드도 대대급 정예를 파견했고, 캐나다는 여단 규모의 전투 병력을 참여시켰다.

대대급의 부대를 파병한 필리핀은 공산반란군과 교전 중임에도 전투인력을 우리나라에 파병했다. 6·25전쟁발발 후 5일 만에 쌀 4만 톤을 지원키로 약속한 태국은 1000명에 달하는 육군병력을 보냈다. 태국은 육군 외에도 프리깃함 2척과 왕립 타이 공군의 수송기를 보내는 등 육해공군을 모두 파견했다.

룩셈부르크는 참전국 중 가장 작은 소대규모의 병력을 보냈다. 당초 맥아더 유엔사령관은 파견군대의 크기는 작전에 기여할 정도인 1000명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룩셈부르크의 인구가 20만 명이었던 점을 감안 해 소규모 병력을 수용했다고 한다.

해군함정을 먼저 파견했던 콜럼비아의 육군은 참전국 중 가장 늦은 1951년 6월16일 우리나라에 도착했다. 유일하게 공군부대만을 파견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북한지역에 산재한 철교, 육교, 터널, 철도조차장의 폭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였다. 에티오피아는 대대병력을 파견했으며, 중부전선에서 중공군의 공세를 저지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그리스는 지상군 1개 대대와 수송기 1개 편대를 파병했다. 경기도 이천 부근 방어전투에서 수많은 전과를 올렸다고 한다.

과거나 지금이나 자국군대를 외국에 파병하려면 수많은 반대에 직면한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은 이러저러한 어려움을 뚫고 우리나라에 자국의 군대를 파견했다. 국방부 군사편찬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6·25전쟁시 유엔군의 사망자는 4만670명이며, 부상자는 10만4280명, 실종자는 9931명이었다. 누군가의 아버지와 아들, 형, 동생이 이름조차 생소했던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이다.

비록 국민소득 3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잘 사는 나라에 들어간 우리나라(OECD)가 이들 참전국들에게 마음의 빚 들을 충분히 갚았는지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이들 국가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호국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과 전몰장병들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위훈을 추모하는 호국의 달이다. 우리의 자유를 위해 이름 모를 나라에 와 전쟁을 치른 16개국 젊은이들의 용기와 헌신도 함께 추모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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