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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

홍순철 충북주민자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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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11.20 15:49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홍 순 철 충북주민자치회장
[충청신문=홍순철 충북주민자치회장] 얼마 전 가까운 지인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최근 사회적으로 불거진 국정농단사건부터 일상에 대한 이야기까지 서로 생각을 나누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그러다가 어느 한 사람이 툭 던진 말 한마디로 문득 던져진 화두가 있었으니 “우리가 과연 어른으로서 잘 살고 있는 걸까요”였다. 자신있게 표현할 수 있다고 입을 떼었으나 이내  머릿속이 조금씩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른이라….’
 
지금 우리 사회의 지도자층의 행태가 연신 보도 되면서 믿었던 어른들에 대한 배신감과 비판의 정서가 짙다. 우리 사회에는 진정한 어른이 없는 것 같다고 하면 너무 슬픈 시작이 되는 걸까 싶다. 
 
만나면 다짜고짜 물어보는 숫자가 어른의 기준이 아니듯 우리 사회가 바라는 어른의 이상형은 있기 마련이다. 어른이라 함은 지위 연령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어느 한 방향으로 편향되어 갈 때는 과감하게 떨치고 나서서 균형을 잡아주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진정한 어른이다.
 
이같은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면 어른이 그대로 늙고 낡은 존재가 되어버려 사회의 그 어떤 중추적인 역할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현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는 발전에만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사회 전반에 만연한 문제들의 근본적인 해결을 하지 못해 문화지체현상을 빚어냈다. 그에 따라 악습이 되풀이 되고 사회의 비리와 서열문화 부조리들이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사회의 진정한 어른이 부재하기에 이르렀다고 본다. 높으신 분들의 갑질과 맹목적인 사회 구조는 존경스러운 멘토와 어른을 만들어 내지 못했고 사회 지도층의 도덕성 결여는 물론 만성화된 보수성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뿌리 깊이 파고들어 있지 않은가. 이 사회를 살아가는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어쩌면 내가 입을 떼고도 쉽사리 이야기 할 수 없었던 것은 이 같은 것들이 떠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폐는 어른이 어른답지 못한 행동을 하고 사회 지도자층이라 자칭하는 이들이 그에 걸맞지 않은 행동을 한다는데 있다고 결론을 내자니 참으로 부끄럽고 할 말이 없어진다. 
 
필자는 한 평생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서로 돕고 이해하는 삶을 지향하며 살아왔노라고 자부하였다. 그러나 오늘 다시금 어른으로서 마음 한 켠에 반성과 자괴감이 들어 밤을 지새게 될 것임을 고백해야겠다. 
 
더 노력하고 더 많이 책임져야겠구나. 나부터 진정한 어른이 되어야겠구나. 
 
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어른으로서 어른다운 삶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어른이 되어야만 하고, 후세에 대한 진심의 사랑을 가지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위해 반보쯤은 양보할 줄 아는 아량과 배려를 가져야 한다. 각 세대간의 차이와 생각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조금씩 조금씩 인생의 고뇌에서 가볍게 해탈하여 나긋나긋해지는 것이 어른이 되는 것 아닐까. 
그렇게 어른의 밑돌을 괴고 있는 것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백범 김구 선생 이야기로 비유해보면 어떨까. 백범의 뜻은 ‘백정과 범부’라는 뜻으로 백정과 무식한 범부까지 애국심을 갖게 하자는 뜻이라고 한다. 한평생을 절절하게 나라를 사랑하고 민족을 위하였던 시대의 진정한 어른인 그의 좌우명으로 내 마음을 표현해보고자 한다. 
 
“눈덮인 들판을 걸을 때 함부로 어지러이 걷지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취는 후인들의 이정표가 되리니!!”(서산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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