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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자아를 입다

강희진 음성예총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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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7.18 16:0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강희진 음성예총 부회장
[충청신문=강희진 음성예총 부회장] 의식주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 요소이다. 사람들은 이 3가지를 해결해야 그 다음 단계의 욕구를 추구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어떻게 하면 더 멋있고 안락한 집에서 살고, 무엇을 먹어야만 건강하게 살 것인가를 고민한다. 혹자는 자신이 사는 집에 유독 신경을 쓰는 사람이 있고 누군가는 먹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도 있다. 거처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입는 것에 많은 비중을 두고 살아간다.
 
어릴 적 친정엄마 친구 분이 포목집을 했다. 엄마가 옷 만들 천을 끊어오면 언니들은 그 옷감을 가지고 양장점으로 가서 옷을 맞추어 입었다. 막내인 나는 언니들이 맞추고 남은 자투리 천으로 치마며 블라우스를 덤으로 얻어 입었다. 엄마는 “입은 거지는 얻어 먹어도 벗은 거지는 못 얻어 먹는다”고 하시며 사람은 입성이 좋아야 한다고 늘 말씀하시고는 했다. 그런 분위기에 자라서 인지 옷에 관심이 많다. 지금도 딸아이들보다 쇼핑을 좋아해서 미니멀 라이프( Minimal Life)로 살아간다는 큰 아이의 지탄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홈쇼핑 방송이나 인터넷으로 옷을 구입 할 때 큰아이의 눈치를 살짝 볼 때가 있다.
 
‘패션에 쉼표를 찍다’라는 김정희 씨의 책에 보면 의복의 기능은 크게 정숙성, 신체보호, 장식성 등의 이론으로 설명한다. 옷이 ‘부끄럼 가리개’라는 말도 있듯이 ‘정숙성’이 옷을 착용하게 된 배경이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했으며, 신체 보호를 목적으로, 더위와 추위 등의 외부 환경으로부터 착용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또한 옷에 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장식성 이론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본능, 성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타인의 관심을 끌며, 용기와 지위를 표현하기 위해 인간은 옷을 입는다는 것이다. 나도 장식성 이론에 한 표를 던진다. 겉모양으로 사람의 모든 것을 평가하지 않지만 옷은 곧 그 사람을 볼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때와 장소에 맞게 옷을 입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다음 주에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로 하였다. 옷장 문을 여니 옷은 많은데 여행에 입고 갈 옷이 마땅찮다. 인터넷 쇼핑 사이트를 열심히 보고 있다 보니 거기에 있는 옷들을 집에서 입어보고 구매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쇼핑은 편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입어보지 않고 눈으로만 확인하고 구매하기에 단점들이 있다. 사이즈 조건표가 나와 있지만 옷의 재질에 따라 차이가 있어 실제로 옷이 왔을 때 사이즈가 클 때도 있고 작을 때도 있어 만족도가 떨어진다. 또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도 색상이 나랑 어울릴 것인지 아닌지 그것도 판단이 서지 않아 선뜻 구매를 못하고 망설인다. 가끔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맘에 드는 옷이 있는데 색상 선택하기가 곤란하면 2개를 구입했다가 하나를 반품하고는 한다. 그러다보면 카드 취소 등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내가 큰 아이한테 온라인 쇼핑몰도 입고 싶은 옷 다 보내주고 입어보고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그런 서비스를 시작 했단다.
 
미국 아마존이라는 유통회사의 프라임 워드로브(prime wardrobe)라는 서비스인데 여러 개의 옷과 구두 등을 주문하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제품은 7일 이내에 함께 온 반송박스를 이용하여 보내면 된다고 한다. 소비자의 마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한가 보다. 사람들의 욕구를 발견하고 어려운 일임에도 과감히 도전하는 아마존의 상술이 놀랍기도 하고 또한 무섭기도 하다. 
 
온라인상에서 옷을 사 입는다는 것을 생각할 수도 없었던 때가 불과 몇 십 년 전이다. 그런데 지금 온라인상의 쇼핑이 이렇게 급상승 발전해가고 있다. 어쩌면 앞으로 멀지 않는 미래에 인터넷에서 원하는 옷을 클릭만 하면 우리 집 3D 프린터기로 옷이 프린터 될 날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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