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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에 봉사하는 자세로 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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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0.07.29 19:24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얼마 전 20년 만에 결혼 기념일을 맞아 휴가차 고국을 찾은 한인 1세로 첫 미국 직선시장(市長)이 된 강석희(56) 어바인(Irvine) 시장이 기억된다.

어바인 시장으로 당선돼 근무하는 도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소위 ‘부자’시(市)다.

하지만 강석희 시장의 급료는 월 2000달러(한화 260만원)밖에 되지 않는 박봉이다. 더구나 강희석 시장은 시장관사나 관용차 같은 것도 없고 차도 본인이 직접 운전하며 집무를 한다. 말 그대로 공복이다. 또 윤리강령에는 시장은 50달러 이상의 식사를 못 얻어 먹게 됐다.

간혹 기업체에서 저녁을 사고 1인당 57달러가 나오면 나중에 시장에게 7달러를 내라고 전화가 걸려올 정도로 강령이 엄하다. 강석희 시장은 한국에서 대학을 나와 미국으로 이민 가 판매직원을 거쳐 백인 사회에서 첫 민선시장까지 오른 역정(歷程)을 떠올리게 한 큰 인물이다.

많은 사람들은 시장에게 “월 2000달러로 어떻게 생활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게되면 강 시장은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맞벌이 아내의 도움으로 생활하고 시장직은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로 알고 있다”고 답 했다. 우리에게는 꿈과 같은 먼 나라의 얘기 일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깜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구로구 이 성 구청장은 책상 하나만 놓아 있으면 집무실로 충분하다며 침실까지 갖춘 108㎡(32.7평)규모의 현 구청장실을 3분지 1인 34㎡(10.3평)로 줄였다고 한다. 현행 규정상 행정안전부 조례 표준안에 따르면 시·군·구의 단체장실은 접견실 등 부속공간을 포함해 100㎡ 내외(30평 정도)가 적정규모다.

또 광역시·도의 경우는 165㎡ 내외(50평 정도)를 기준면적으로 규정돼 있다. 그런데 이번 구로구청장은 이 규정에서 집무실을 훨씬 좁혔고 구청장실의 남는 공간에는 현재 외부 건물을 임대해 쓰고 있는 부서를 받아 들였다고 한다. 그렇게 되니 보증금 8억원에 매달 600만원이 들어가는 월세도 절감됐다고 한다.

또 이동진 도봉구청장도 구청장실을 크게 줄여 ‘참여와 소통의 방’이라는 민원상담실을 만들었다고 한다. 자신의 집무실을 줄여 주민 세금을 최대한 아껴 쓰겠다는 의지를 실천에 옮긴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전남의 김충석 여수시장은 월급 620여만원을 지역사회 기금으로 내놓았다.

김 시장은 일정액이 되면 복지기관이나 단체에 기탁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허남석 곡성군수는 재임 4년간 월급을 모두 장학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한다. 충북의 임각수 괴산군수도 월급을 장학회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처럼 어려운 주민을 위한 봉사행정을 펼치는 이들 단체장들의 ‘따뜻한 행정’은 모두에게 귀감이 될 만해 전국의 모든 지자체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이런 지자체단체장들은 무려 3222억원의 혈세를 들여 호화 청사를 짓고 아방궁을 방불케 하는 시장 집무실로 논란을 빚고 급기야 빚을 갚지 못하겠다며 모라토리엄(채무 지불유예)을 선언한 성남시와는 대조적이다. 또 업무의 효율성이나 재정 상태와 상관없이 권위 과시를 위해 혈세를 들여 외관에 치우쳐 지자체장들이 대형차를 관용차로 선호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참된 공복의 길은 앞서 지적했듯이 미국의 강석희 어바인 시장 처럼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따뜻한 행정’을 펼치는 것만이 바람직스런 주민을 위한 봉사자인 줄 안다.

/임명섭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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