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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등재된 두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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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0.08.03 17:41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인류에게 뛰어난 가치를 지니는 문화 및 자연유산의 지정과 보호를 위해 1972년 채택된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자연유산보호에 관한 협정’의 수락국(1988년)으로서 우리나라도 세계유산목록 등재 심사 및 유산보존을 위한 범세계적 논의에 참여하여 문화유산 보존 관련 국제적 규범형성 및 강화 노력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지난 1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제34차 회의에서 한국이 신청한 한국의 역사마을인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에 대해 WHC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결정했다.

참으로 경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최초로 역사민속마을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고 그동안 석굴암, 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이상 1995년 등재), 창덕궁, 수원 화성(1997),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 화순, 강화 고인돌유적(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등에 이어 10번째의 세계문화유산을 갖게 된 나라가 됐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의안을 통해 건축물과 정자, 서원 등 전통 건축물의 조화와 배치방법, 주거문화가 조선시대 사회구조와 독특한 유교 양반문화를 잘 보여주었다고 등재 결정의 배경을 알려왔다. 특히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학술적 성과물과 공동체놀이 세시풍속및 전통 관혼상제 등 무형유산이 주민들의 생활과 신앙을 통해 세대를 이어 전승되고 있는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애초 ICOMOS도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의 역사, 문화적 가치와 대표적 양반 씨족마을인 두 마을이 한데 묶여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되어야 하는 이유 등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행정구역이 다른 두 마을을 통합관리하는 체계가 없는 점 등을 우려 했다.

이번 두 마을의 경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600년 전통과 탁월한 자연경관을 갖춘 한국문화의 축소판인 동시에 우리 전통 문화라는 자긍심을 다시 한번 세계에 떨친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지켜온 풍산유씨가 모여사는 하회마을과 경주손씨와 여강이씨의 집성촌인 양동마을 주민들의 덕 때문인 줄 안다.

그리고 등재과정에서 보여준 문화재청의 행정치밀도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WHC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통합관리체계가 없다는 점을 우려하자 곧바로 ‘역사마을보존협의회’를 마련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는 점이돋보였다.

이제 남은 과제는 세계가 인정한 문화유산을 제대로 가꾸는 일이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떠오르면서 동시에 훼손의 위기에 처하는 것이 상식이다. 지난해 세계유산이 된 조선왕릉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이 전해보다 무려 7배나 늘면서 심각한 몸살을 앓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세계유산에 등재됐다면 세계적 수준의 관리체계가 뒤따라야 한다. 두 마을이 국제적인 명소로 인기를 모으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찾아왔을 때 원형 훼손이 우려도 된다. 때문에 이제부터 땅을 파는 것을 극히 삼가해야 한다. 땅을 파는 것은 배 밑바닥에 구멍을 뚫는 것과 마찬가지로 간주해야 한다.

삽질보다는 보존과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그만큼 세계유산 등재는 자부심과 함께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임명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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