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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둔산대공원 주차장 유료화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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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7.05 16:53
  • 기자명 By. 충청신문
김상균다트기획 대표·전)대전예술의전당 홍보팀장전)대전문화재단 사무처장
김상균다트기획 대표·전)대전예술의전당 홍보팀장전)대전문화재단 사무처장

 

대전예술의전당의 개관 원년 멤버들이 설득하며 추진했던 사안 중의 하나가 15년여가 지난 최근에 이루어졌다. 주차장 유료화이다.

개관 당시에는 한밭수목원 개원 전이었고 장시간 주차하고 관광버스를 타고 여행가는 시민도 많지 않았지만 전당 뒤쪽 무대장치 반입구 앞과 수목원 옆을 통해서 관리동까지 들어가는 도로에 주변의 식당가를 찾는 시민들과 상인들, 주변 오피스텔 입주민들의 불법주차로 공연자 버스와 무대장치 운송차량 등 공연 관계자들의 차량 진출입이 어려웠다.

지금은 달라졌다. 관광버스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둔산대공원은 시민들 사이에서 둔산문예공원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이 주차장들의 관리주체가 마케팅공사와 한밭수목원이 되면서 심심치 않게 문예공원으로 불렸던 이유가 무색해 졌다. 둔산대공원 내의 시설은 한밭수목원과 남문광장 외에도 공연장과 전시장이 주를 이룬다.

전당에 두 개의 실내공연장(아트홀 1546석/ 앙상블홀 643석)과 야외원형극장이 있고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도 두 개의 실내공연장(큰마당 750석/ 작은마당 338석)이 있다.

평송청소년문화센터에도 두 개의 공연장(대극장 799석/ 소극장 317석)이 있다. 다섯 개의 전시실이 있는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이 있고 대전시립교향악단, 대전시립합창단, 대전시립무용단,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과 별도의 시 사업소로 운영되고 있는 대전시립연정국악연주단이 상주하고 있다. 이러한 시설과 상주단체 현황이 문예공원으로 불렸던 이유가 아닌가? 

2018년 6월 1일부터 유료화 된 둔산대공원 주차장 주차료 규정에는 공연 관계자들이나 출연자, 미술관 전시 스태프들에게는 감면 조항이 없다. 단지 “공원 내 각종 공연·행사 개최를 위한 작업차량”에게만 면제한다는 조항이 있을 뿐이다. 차라리 예술가들을 대우하는 차원에서 출연자들의 주차비를 면제한다는 조항이었으면 덜 서운하겠다.

문예공원이라 불리어질 만큼 예술 공간이 많은 곳의 주차장을 유료화하는데 공연과 전시 프로세스와 메커니즘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운영 규칙을 제정했다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한밭수목원을 이용하는 시민의 입장만을 고려한 것은 아닌지도 의구심이 생긴다.

무료주차를 허용한 3시간이라는 기준도 관람객을 위한 배려라고 수긍하기가 곤란하다. 대부분의 공연은 2시간 정도로 볼 수 있지만, 오페라나 뮤지컬 같은 복합 공연은 거의 3시간이 넘는다. 또한 필자가 주관하는 아트홀(1546석)공연의 매표소 오픈 시간은 공연시작 1시간 30분 전이다.

평균 2시간짜리의 공연에 좋은 자리를 받고자하는 관객은 3시간 30분 전에는 공연장에 온다는 뜻이다. 더러는 근처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수목원을 거닐다 오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주요 공연장에서 4시간 또는 5시간의 주차 정액제를 운영하고 있는 이유를 직시하여야 한다. 또한 3시간이 넘는 공연이 개최될 때는 사전 정산 시스템 부재로 발생할 수 있는 사태도 염려된다. 출구에서 주차비를 카드결재하고 빠져나오는 많은 차량들을 어찌 감당하려는지도 의문이다.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잘못된 것에 대한 개선 또한 마찬가지이다. 미리부터 의견을 청취하지 않은 것에는 아쉽지만 개선을 검토한다고 해서 다행이다. 이왕이면 적극적이었으면 한다. 적극적이라는 말에는 소신 있게 했으면 한다는 뜻도 있다.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용하며 만드는 규칙은 자칫 누더기가 될 수 있다.

진정으로 공간을 위하고,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

무거운 악기를 차에 싫고 다니는 연주자들의 의견보다 몇 발자국 더 걷지 않으려고 제기하는 시민의 민원에 예술단원과 공연자들의 주차 편의를 위해 운영하던 대전예술의전당 관리동 주차장 바리케이트는 손을 들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씁쓸하고 임용장을 받은 주차장 관리 요원이 약 10명 정도가 되는 것으로 아는데 지하주차장을 여전히 개방하지 않는 이유도 의문이다.

“과정이 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롭다”면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주 고위 보직을 이임하면서 공로연수에 들어간 41년 차 공무원이 후배 공무원들에게 조언한 말이 귓가에 맴돈다. “내가 하는 일이 최선이냐. 시민들을 위한 보다 나은 다른 방법은 없는가를 늘 되뇌며 공직에 임하라.”

김상균 다트기획 대표·전)대전예술의전당 홍보팀장전)대전문화재단 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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