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방 6개월 만에 생태계 개선된 세종보
[사설] 개방 6개월 만에 생태계 개선된 세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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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1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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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강 세종보 상류의 물이 맑아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취재기자는 검은 진흙 대신 새하얀 모래톱과 자갈이 쌓였다고 전해왔다. 당연히 녹조는 찾아볼 수 없었고, 물비린내도 가셨다고 한다. 더욱이 멸종 위기종인 독수리와 법정 보호종인 흰목물떼새도 관찰됐다니 생태계가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세종보는 지난 1월 전면 개방됐다. 개방한지 단 6개월 만에 맑은 금강이 돌아온 것이다. 세종보의 녹조(클로로필-a)는 개방 전보다 무려 41%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주보의 녹조도 40% 줄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4대강 보 개방 이후 녹조가 크게 감소하고 동식물 서식환경이 개선되는 등 생태계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 1년간 4대강 16개 보 가운데 10개 보를 단계적으로 개방한 이후 수질·수생태계 등 11개 분야 30개 항목을 모니터링한 결과다.


무엇보다 수문을 완전 개방한 세종보와 공주보 등 개방 정도가 클수록 조류가 더 많이 감소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 개방을 더욱 확대할 필요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물론 모니터링 결과만으로 환경이 개선됐다고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있다. 완전 개방 보에서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과 총인(T-P) 등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도기적 현상이거나 예년보다 많은 강우량 때문에 유입 지천의 오염원이 증가한 영향일 수도 있어 시간을 두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보 개방이 생태계 회복에 중요하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22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을 쏟아부은 4대강 사업이 당초 목표는커녕 환경만 파괴시킨 것으로 이미 드러났다. 특히 보 설치로 물 흐름이 정체되면서 여름철이면 녹조가 창궐하는 ‘녹조라떼’ 현상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되는 등 수질이 크게 악화됐다. 이 때문에 일부 보의 수문을 일시 개방하기도 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자 환경단체는 4대강 보 완전 개방을 강력히 주장해왔다.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총 16개 보 중 10개를 세 차례에 걸쳐 개방하기로 한 이유다.


정부가 내놓은 모니터링 자료엔 섬뜩한 내용도 있다. 보 설치 후 금강의 물고기가 씨가 마를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관찰됐다. 세종보의 경우 보 설치 전 어류 개체수는 평균 772마리였지만 보 설치 후엔 110마리로 85.8%나 줄었다. 공주보도 설치 전 636마리에서 설치 후 161마리로 74.4%나 감소했다. 세종보의 설치 전 수생태계 건강성이 좋음(B) 등급에서 설치 후 나쁨(D)으로 급전직하했으니 그 물에선 물고기들도 살기 힘들었을 것이다.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른 것일까. 당시 청와대가 밀어붙이기식으로 주도한 4대강 사업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국토부와 환경부가 제대로 반박도 못하고 침묵한 탓이다. 국토부는 준설과 보 설치만으로 수자원 확보의 근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결론냈지만, 구체적 분석도 없이 대통령 지시에 맞춰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보 설치 땐 수질오염이 우려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공론화하지 않아 사업이 그대로 확정됐다. 정부 내 견제가 무너진 상태에서 성급하게 사업이 진행됐다는 게 감사원이 지난 1년 간 조사 끝에 지난 3일 내놓은 결과다.


천문학적 규모의 국민 혈세를 쏟아 부은 국책 사업이 이토록 졸속 추진됐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무리하게 추진됐던 4대강 사업이 우리에게 남긴 건 신음하는 강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이를 최대한 원래대로 회복하는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금강의 보 처리계획을 연말에 내놓기로 했다. 어떤 방식이든 수생태계 회복에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물고기가 살 수 없는 물이라면 그 물을 마시는 사람도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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