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장진웅 기자 = '앞장서 행동하면 돌 맞아야 하나.'
의회 운영 파행의 책임을 지고 의정비를 반납했던 대전 중구의회 한 의원이 동료의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홀로 튀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에서인데, 심지어 내정받았던 상임위원장 자리도 같은 당 의원의 딴지 표로 앉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근 중구의회 의원은 지난달 24일 의정비 약 300만원을 의회 사무처에 반납했다.
원 구성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등원을 거부한 민주당 의원들에 여론의 지탄이 쏟아진 데 따라서다.
여론은 민주당 의원들에 의회 정상화를 촉구하면서 사실상 의정 활동이 전무하다는 이유로 의정비를 반납하라고 거세게 요구했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정비 반납에 대해 입을 모았고 실제 박 의원이 가장 먼저 행동으로 옮겼다.
이게 화근이었다.
지역 시민단체가 나서 의정비를 반납하지 않은 의원들을 향해 맹비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화살은 박 의원에게 돌아갔고 당론에 따라 내정받았던 상임위원장에도 오르지 못했다.
박 의원은 애초 행정자치위원장직에 앉기로 했지만, 같은 당 의원들과의 이견으로 운영위원장에 도전하기로 선회했다.
박 의원은 이 과정에서 동료의원들로부터 행자위에서 나가라는 권유까지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31일 이뤄진 운영위원장 선출에서도 전체 12표 가운데 찬성 5표, 기권 1표에 반대 6표로 부결, 이어진 결선투표에서도 반대표는 없었지만, 기권 7표를 받으면서 고배를 들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7명인 점을 고려하면 당내 이탈표가 발생한 셈이다.
이에 박 의원은 "(혼자) 의정비를 반납한 것에 (동료의원들이) 당황한 모양"이라면서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내부의 적들도 그런 점에서 감정이 상했을 것"이라고 배경을 추측했다.
의회 정상화를 촉구했던 여론은 외면한 채 의원 간 암투만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한편, 1일 같은 당 정종훈 의원이 찬성 9표, 기권 3표로 운영위원장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