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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금강 수위 바닥... 백제문화제 성공개최 ‘초비상’

뿔난 시민단체 환경부 항의방문 “공주보 물 채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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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8.15 17:29
  • 기자명 By. 정영순 기자
공주시민들이 환경부를 방문해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을 성토하고 있다(사진 = 정영순 기자)
공주시민들이 환경부를 방문해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을 성토하고 있다(사진 = 정영순 기자)

[충청신문=공주] 정영순 기자 = 대한민국 3대 문화축제인 제64회 백제문화제 성공개최에 공주시가 초비상에 걸렸다.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공주보(公州洑)를 전면 개방하면서 금강에 물이 없기 때문이다.

공주 시민은“녹조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국적인 행사는 제대로 치뤄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는 9월 14일 개막 예정인 제64회 백제문화제가‘반쪽 축제’로의 우려가 커지자 화가 난 공주시민들이 지난 13일 오후 환경부를 찾아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을 강력하게 성토했다.

공주시강북발전협의회, 공주시주민자치연합회, 공주시상인연합회, 공주시축구협회, 공주시수상스키연합회,공주시어민협회, 농민 등 25개 단체 회장 등은 이날 환경부 산하 4대강 보 모니터링 상황실 관계자들과 만나 낮은 금강의 수위로 인해 농사는 물론 코 앞으로 닥친 백제문화제가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정부의 성의 있는 자세 변화를 촉구했다.

노상호 수상스키연합회장은 “지금의 금강 수위로는 부교 설치가 불가능해 주무대인 금강둔치-미르섬-세계유산인 공산성으로 이어지는 동선이 끊기게 된다. 특히 유등과 황포돛배 등의 빛축제는 백제문화제를 대표하는 야간프로그램으로 물이 없으면 백제문화제가 반쪽짜리로 전락할 위기에 있다. 따라서 물이 없는 백제문화제는 상상하기 힘들다”면서“보를 개방하면서 주민들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해 놓고는 이제는‘나 몰라라’한다. 적어도 오는 20일까지는 공주보의 물을 채워야 축제가 가능하다”고 환경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윤경태 공주시 강북발전협의회장은“보 개방으로 공주시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거기다 공주보 철거설까지 들려온다. 보 철거를 절대 반대하며 시민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대규모 시위도 계획 중이다”라고 경고했다.

박미옥 공주시주민자치회장은“공주보의 경우 농사와 가뭄 등에 크게 활용되고 있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지역민들 의견을 먼저 수렴한 뒤 일을 진행하는 것이 순서인데 정부가 주민들의 삶은 뒷전으로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웅진포럼 염관택 대표와 노수권 상인회장 등도 이구동성으로“금강의 공주의 최대 자연자원 중 하나로 물이 없는 강은 상상할 수 없는 일로, 관광도시 공주의 최대 먹거리 중 하나인 백제문화제가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 또 농민들까지 강을 지척에 두고도 물난리를 겪고 있는데 말이 될 소리냐?”며“지역민들과 먼저 소통하고 상황을 봐가며 정책을 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40년 째 금강에서 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어부 김광수 씨는 “보 개방 이후 수질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데 오히려 더 나빠지고 있다. 현장을 가보면 알겠지만, 물이 썩다 못해 검은색이다. 5~6월이면 산란을 마쳐야하는 고기들이 아직도 산란주머니를 차고 다닌다. 정말 생태계를 살리려면 금강하굿둑을 열어야지 왜 자꾸 늦게 지은 공주보만 가지고 그러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면서“홍수 때 보의 수문을 열어 물을 뺏다가 다시 닫는 등 융통성 있게 운영했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형진 특수임무유공자회장은“최근 부여 낙화암 인근에서 환경정화활동을 벌이면서 200포대 이상의 쓰레기를 수거했지만 끝이 없다. 강바닥에 적어도 사람 키 높이 정도의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가 퇴적돼 있다. 금강하구둑을 열지 않아 쓰레기들이 계속해서 쌓이는 것 같다. 반면 공주지역의 금강 바닥은 쓰레기가 없는 편으로 공주보가 문제가 아니라 하구둑이 문제다”라고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을 비판했다.

공주시 쌍신동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윤호 이장은 “여러 차례 물부족 민원도 넣었지만 막무가내다. 강과 둑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지만, 지하수가 나오지 않아 축사들이 집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실정이고, 밭작물은 아예 포기해야 하는 형편이다. 차관까지 동네를 찾아 관정을 파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전혀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지역민들이 고통을 받지 않도록 대책을 먼저 세워놓고 수문을 열어야지 이대로는 안 된다”고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을 맹비난했다.

환경부 관계자는“공주시민들의 어려움을 익히 알고 있다. 다만 좋은 대안을 마련하자는 차원에서 보를 열어 여러 가지를 관찰 중으로 향후 지역민들과 충분히 상의해가면서 정책을 결정해 나가겠다.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답했다.

한편, 공주보 전면 개방으로 금강의 수위가 크게 낮아져 유등과 황포돛배, 부교 등을 설치하지 못할 우려가 커지면서 가을밤 멋진 야경을 자아냈던 공산성 앞 금강수변 빛축제는 사실상‘무용지물’처지에 놓여있다. 때문에 볼거리 부족 등으로 지난해 공주시 백제문화제를 찾은 200만 가까운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길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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