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공사의 원도심활성화 제안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우선 2가지가 거론된다.
하나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활성화방안에 대한 가능성 여부이다.
유영균 대전도시공사장은 지난 20일 허태정 대전시장에 대한 업무보고를 통해 “1, 2블록 분양에 따른 개발 이익을 구도심 각종 사업 등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이면에는 지난달 갑천 3블록 트리풀시티 분양 호조로 재정 여건이 나아진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다.
1, 2블록 분양에 따른 개발이익을 통해 대전 원도심 발전을 자신하고 있는 이유이다.
그가 역점을 두고 있는 갑천친수구역 1, 2블록 공사 참여비율 확대 제안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핵심은 다름 아닌 공사참여비율로 얻은 수익을 통해 원도심 활성화 사업에 눈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의미심장한 제의가 아닐 수 없다. 이는 허 시장이 원도심을 신경제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 지방선거 공약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어 그 실현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허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중앙로 ‘소셜벤처 특화거리’ 조성, 문재인 정부 뉴딜정책 연계 ‘활기찬 도시재생 프로젝트’ 추진, 창업도시 구축을 위한 청년·신혼부부 대상 ‘드림하우징’ 3000호 공급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른바 원도심활성화는 대전시가 안고 가야 할 지역의 최대 현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련 지자체장마다 이를 제고키위한 크고작은 사업구상을 추진하거나 모색한지 오래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아니올시다’이다.
신도심과는 차별화 양상이 불거져 볼성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도심 중심가 곳곳은 ‘임대문의’라는 부동산 전·월세 안내문이 나붙어 공실률이 큰 현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식자들은 대전은 참 묘한 도시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그 ‘묘한’이 주는 뉘앙스는 신도시와 구도심 간 격차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 어디를 가봐도 구도심이 이런 곳은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구 부산만 해도 구도심은 여전히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전만 유독 신도심에 밀려 낙후된 인상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옛 번화가였던 중심가와 그 주변 일대는 건물 상당수가 공실률이 커 신도심과는 대조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90년 대 대전시 서구 둔산권 개발 때부터 쇠퇴하던 원도심은 2000년 대 후반 유성구의 도안신도시 개발에 이어 세종시로 많은 주민들이 빠져나가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같은 인구감소 속에 각종 현안마저 좌초되거나 지지부진할 경우 그 파급력은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대전시가 이를 극복하기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전도시공사 사장의 원도심활성화 제의는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것도 말뿐이 아닌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수십년간 원도심 활성화는 약방의 감초격으로 주요 공약에 포함됐지만 현실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답답한 상황에서 대전도시공사가 현실과 부합되는 가시적인 제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결과는 여전히 미지수이지만 일단은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는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원도심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허 시장의 향후 행보가 관심을 끄는 이유이다.
과연 대전시민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