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포럼] 안팎의 조화로운 시선
[충청포럼] 안팎의 조화로운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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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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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희피아니스트
박상희피아니스트

음식과 관련돼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도움 혹은 배움의 손길이 절실한 식당을 찾아가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고 방안을 탐구하는 프로그램이다. 


왠지 모르게 내가 만나는 다양한 무리의 학생들이 생각나는, 그들을 가르쳐야 하는 순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흥미롭게 보고 있다. 잘 따라오는 학생들도 있지만, 끝까지 의심을 놓치 않고 수업을 듣는 학생도 있다.


설명을 기가 막히게 풀어내던가 아니면 직접 연주를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이해를 끌어내야한다. 개성을 존중할 수 있을 정도가 되기 전의 기초 단계에서 이들이 굉장한 해결책을 요구할 때에는 정말 난감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이들은 경험이 부족한 것일 뿐, 아직 체득을 못한 것일 뿐임을 알기에 나무랄 수도 없다. 다양한 방법으로 경험을 유도하고 깨닫게 하는 방법은 어느 분야든 쉽지 않은 일이다.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가르치는 방식을 가지고 한 칼럼니스트가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전에도 주인공의 요리하는 방식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는 '음식'이라는 분야를 글과 비평이라는 분야로 끌어들여 맛에도 연구와 고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맛에 대해 탐미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사람으로서 나름의 명성을 얻고 있다. 그런 그가 올린 글에 대중의 반응이 나뉘었다.


나는 이것을 음악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재미난 생각을 좀 해보았다.


주인공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한 사람으로 이른바 연주자에 해당하겠다. 실제로 무대를 책임지고 기량에 있어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하는 위치에 있는 연주자. 칼럼니스트는 말 그대로 비평가다.


직접 연주하지 않지만 연주를 제외한 모든 영역을 아울러 방대한 학식과 데이터를 축적한 사람이다. 여기에 전문적인 비평가뿐만 아니라 전문가 급의 애호가들도 포함하겠다.


일의 중심에 서 있으면 바깥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연주자와 비평가가 함께 존재하는 것은 아주 이상적인 구조이다.


연주자가 작품 구상에 몰두한 나머지 대중의 시선을 놓치게 된다거나, 독보적인 개성으로 대중의 이해를 필요로 할 때, 비평가는 그 중간에서 연주자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하고, 대중에게 연주자의 철학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두 자리는 음악이라는 영역이 존재하기 위한 공생의 관계라 생각한다. 모든 분야에서 비평가의 역할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간혹 본인의 뜻이 진리인 양 글이나 말로 매섭게 휘두를 때가 있다. 그 분야에 직접적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보여지는 면만 보고 성급한 결론을 내린다.


탐닉의 수준으로 향유하는 자들은 결과물에 대해 무서울 정도로 일반화하며, 타인의 다양한 취향마저 본인의 잣대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 든다.


수준을 정하기도 하고, 서열화하기도 하고. 물론, 음악과 연주자에 대한 애정으로 깊이 있는 건강한 비판을 하기도 하지만, 권위적인 매체의 통계로, 혹은 화려한 문구에 기대어 맹목적인 비평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음악을 듣고 이해하는 심미안(審美眼)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음악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려 들기보다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시킨 섣부른 전문 애호가들의 글들도 위험해 보일 때가 많다.


연주자는 상대적으로 대중과 직접적으로 접촉할 기회가 적다. 무대 위에서 만나는 것 외에 매체를 통해 간혹 기고를 하거나 인터뷰를 하지만, 대중이 느끼는 직접적인 소통은 아닐 것이다.


연주자는 대체로 자신의 분야에 전문성을 잘 나타내는 것이 최우선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이 비평가들이 이들에 대한 관심을 지속시키고, 전달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본인이 갖고 있는 다양한 경우에 대비했던 노하우를 가지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 부분은 오로지 직접적인 체험을 가진 사람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다. 비유하자면 연주를 직접 해 본 사람만이 말 할 수 있는 연습 방법과 과제 제시이다. 


연주회를 많이 관람하고 명반을 감상했다고 해서 각 학생에게 맞는 올바른 연주법과 방향을 제시할 수는 없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 말 할 수 있는 직접적인 경험과 과정이 없는 사람이 너무 쉽게 말을 한 것이 공분을 산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비평의 말은 실제 전문가와 의견이 달라도 그 말 또한 납득이 되어야 좋은 비평이라 할 수 있겠다.


이 현상을 보며 부러운 점이 있었다. ‘음식’이라는 보편적인 영역의 것이라 그런지 대중들이 두 가지 입장을 모두 이해하고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논쟁의 중심에 선다는 것은 그만큼 대중의 관심에 가깝고 대다수가 누리고 있는 문화라는 것인데 '음악'이라는 영역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비평가가 가진 무게와 견제의 힘으로 다양한 입장에 대한 이해와 시야의 폭을 넓혀 주는 장치나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연주자와 대중이 오랫동안 음악을 누릴 수 있도록 음악계에도 신박한 비평가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박상희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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