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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화 이글스 또 한 번의 기적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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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10.17 17:06
  • 기자명 By. 충청신문

한화이글스 팬들을 일컬어 ‘보살팬’이라고 한다. 순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항상 한화만의 육성응원으로 열정을 불태우는 팬들이다. 보살팬들은 오늘 밤 가슴이 쿵쾅거려 잠을 이루지 못할 듯하다. 밤새 뒤척이다가 내일 일찌감치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로 달려갈 것이다.

얼마나 기다렸던 가을야구였던가. 무려 11년 만이다. 5, 8, 8, 6, 8, 9, 9, 6, 7, 8. 이 난수표 같은 숫자는 지난 10년 한화의 성적이었다. 무려 5시즌이 꼴찌였다. 그럼에도 팬들은 8회가 되면 “최강 한화”를 목청껏 외치고 경기가 끝나면 ‘나는 행복합니다’ 노래를 불렀다. 언젠가 가을야구를 하는 날이 올 것이라 믿었다. 드디어 그 날이 왔다. 바로 내일이다.

팬들은 가을야구가 없었던 지난 10년이 지겨웠다는 듯이 목이 터져라 응원하면서 오랜만에 가을 백구의 향연을 만끽할 것이다. 이글스파크에는 8회가 되면 “최강 한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이다.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노래가 어느 때보다 행복할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기적처럼 찾아온 가을 야구” 라고 했다고 한다. 그의 말처럼 기적처럼 찾아왔기에 팬들의 즐거움은 더 할 것이다.

올해도 개막 전까지 한화는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개막 후 반전이 일어났다. 한화는 지난 5월 2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고, 꾸준한 성적으로 팬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가을야구’의 꿈을 이루게 됐다. 지난 13일 NC 다이노스를 물리치고 3위를 확정하는 순간, 마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팬들이 기뻐한 까닭을 이해할 만하다. 대전시민도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 어딜 가나 한화의 가을야구 진출 이야기가 들린다.

한화는 올 시즌 확실히 달라졌다.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다. 한화의 변신에는 무엇보다도 한용덕 감독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 선수들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닌 특유의 친화력과 친근함으로 선수들의 기를 살렸다. 무엇보다 공은 선수들에게, 과는 자신에게 돌렸다. 선수들을 윽박지르기보다 “즐겁게 야구를 하라”는 말을 제일 많이 했다. 선수들이 부진하면 기량을 찾을 때까지 기다렸다.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선수들은 ‘긍정의 힘’을 믿게 됐고, 그 결과는 놀라운 시너지 효과로 나타났다.

한화는 탄탄한 불펜전력을 구축하면서 제라드 호잉이라는 히트상품을 배출했고, 이성열은 커리어-하이를 새롭게 썼다. 또한 최고참인 정근우는 포지션을 변경하는 등 팀을 위해 솔선수범 헌신했다. 정우람은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했고, 정은원, 박상원, 서균 등 유망주들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줬다.

두말 할 것 없이 열광적 응원을 보내준 팬들이 3강에 오른 원동력이었다. 한화는 이번 시즌 72번의 홈경기에서 20번의 매진을 기록했다. 이글스파크를 찾은 관중은 73만4110명으로 구단 사상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수립했다. 평균 관중은 1만196명에 달한다. 평균 관중 1만명 역시 구단 최초 기록이다. 시민들은 힘겨운 지역경제 여건에서도 한화의 선전에 용기를 얻고 희망을 가졌음은 물론이다.

한화의 준 플레이오프 상대는 넥센으로 결정됐다. 아주 껄끄러운 팀이다. 한화는 넥센과 올해 정규시즌 16차례 맞대결에서 8승8패로 호각세를 이뤘다. 다득점에선 넥센이 101점으로 71점에 그친 한화를 압도했지만 1점 차 3경기, 2점 차 2경기, 3점 차 4경기로 3점 차 이내 승부가 9경기나 될 만큼 치열했다. 맞수가 충돌한데다, 준 플레이오프는 단기전인 만큼 화끈한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는 이번 시즌 그간 팀에 고착된 약체 이미지를 말끔하게 씻고 ‘이길 수 있다’는 투지와 자신감을 보여줬다. 그런 투지를 가을 야구에서도 보여주길 기대한다. 한용덕 감독은 “멋지고 과감한 이글스의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멋진 경기로 한화발 신바람을 불러일으켰으면 한다. 한화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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