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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나만의 스윗 스팟(SWEET SP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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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12.30 15:51
  • 기자명 By. 충청신문
허영희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허영희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병원에서 대학으로 보금자리를 옮겨 온지도 벌써 8년째에 접어든다. 허지만 늘 어설프고 자신감 부족에 지치더니 어느덧 거울 앞에 자리한 나의 머리 빛깔은 반백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근래에는 자주 가슴이 먹먹하고 양어깨에서는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듯한 묘한 기분을 경험한다. 사람의 인생은 창문과도 같다고 한다. 창문은 안쪽만 닦는다고 해서 바깥 풍경이 깨끗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바깥쪽도 함께 닦아야 비로소 완성된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과연 나의 자리는 여기가 맞는 걸까. 내 인생의 스윗 스팟(SWEET SPOT)이 여기일까

스윗 스팟(SWEET SPOT)의 원래의 뜻은 달콤한 향기가 나는 작은 점을 일컫는 말이다. 골프를 칠때는 가장 충격을 덜 받고 안정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지점이 스윗 스팟이다. 또한 공연장이나 오디오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운드를 청취하는 환경에서는 가장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위치이고, 야구에서는 타자가 홈런을 칠 때처럼 공과 배트가 제대로 맞았을 때, 그 공과 배트가 만나는 지점을 스윗 스팟이라고 한다. 영화관에서는 스크린 가운데서 상영관 뒤 벽까지의 직선서리를 측정 하였을때 3분의 2지점으로, 최적의 화면과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좌석을 스윗 스팟 점이라고 한다.

지금이라도 내 인생의 스윗 스팟(Swet Spot)을 찾고 싶다. 그리고 이왕이면 나 스스가 행복해지고 싶다. 누구를 위하여 희생하고 참고 배려하기보다는 가장 적은 노력으로도 가장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스윗 스팟(Sweet Spot)을 찾고 싶다. 

어쩌면 인간은 원래부터 아무것도 결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늘 불안한 존재이었고, 결핍을 채우기 위해 공허한 삶을 살고 있는 존재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나는 자유로운 존재이므로 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해서 나만의 스윗 스팟(Sweet Spot)을 실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우리네 인생은 비록 우연하게, 아무 이유 없이 이 세상에 던져졌다 하더라도, 우리는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고 자신의 본질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내 인생은 나의 것이고 각자의 스윗 스팟(Sweet Spot)은 다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아직 열어보지 못한 하루라는 선물보따리가 있다. 물론 포장지를 풀어보고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매일 간절하지만 차마 용기가 없어 포기하곤 한다. 학교 생활 안에서 나는 늘 좋은 스승, 좋은 동료가 되려고 노력하면서도 점점 힘들고 지쳐만 가는데 소위 좋은 사람 코스프레병을 앓고 있다. 그리고 그 치료방법을 알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나에게 있어서는 여전히 용기가 없다. 그 이유는 내가 알고 있는 이 사회에서는 좋은 성품과 순수함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의 스윗스팟(Sweet Spot)은 아마도 내 제자들과 환자들의 곁인 것 같다. 19세기 독일의 철학가 니체는 세상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운명을 손안에 꽉 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믿음이 필요하며 좌절의 늪에 빠졌을 때 마음속의 믿음은 포기하지 않아야 모든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믿음은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지치고 힘들어할 때 용기를 가져다주고 실의에 빠질 때도 삶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일깨워준다고 하였다. 인간은 늘 미지의 세계에 두려움을 느끼지만 용기를 내어 눈앞의 문을 열어젖힐 때 인간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나의 스윗스팟(Sweet Spot)은 앞으로 많은 이야기로 풍성할 것이고 더욱 다채로우며 아름다워질 것이다.

차가운 영하의 날씨는 겨울 산을 더욱 분명하고 명분있게 만든다. 또한 골짜기를 넘나드는 바람들은 어느듯 희고 앙상한 산등성이 바위돌을 보듬어 감싸 안으며 2019년 새해의 붉은 해를 맞을 채비를 한다.

허영희 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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