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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책-용도의 다양성

허재삼 작가·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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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1.15 15:44
  • 기자명 By. 충청신문

필자에게는 4살짜리 남자 아이인 ‘처조카’가 있다. 처제 집을 방문해보면 조카 녀석이 장난감이나 손안의 티브인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특히 스마트폰을 통해 동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이 많다. 예쁘고 귀여워서 안아 줄라치면 귀찮다는 듯이 손사래를 친다. 내 표정은 계면쩍어지고 두 손은 부끄러워진다. 

조카는 스마트폰 동영상에서 눈을 뗄 줄 모른다. 우리는 흔히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부른다. 텔레비전은 아무 생각 없이 소파에 누워 시선을 고정하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시간을 축내기에는 아주 적합한 전자기기다. TV를 보고 있으면 생각을 잊어버리고 뇌가 조정당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 바보상자의 자리를 스마트폰이 대신하고 있다. 어린아이부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스마트폰의 중독에 빠져있다. 혼자 있을 때 뿐 만 아니라 걸어가면서도 주행 중인 차나 지나가는 사람에게 신경 쓰기보다는 스마트폰에 열중해 있다. 

지인들과 식당에 가서도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스마트폰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사람들을 흔히 보게 된다. 오죽하면 ‘스좀비(스마트폰+좀비의 합성어로 보행 시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것을 의미한다)’라는 합성어까지 생겨났을까 싶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중독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선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매일 적어도 30분 이상 운동을 하라고 조언한다. 뇌는 외부자극에 따라 변하는데, 운동이 상당히 큰 자극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기질이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어린이나 청소년일수록 운동을 더 시켜야 한다고 한다. 운동을 하면 두뇌가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세로토닌이 많이 나와 끈기, 인내력, 소통 능력이 좋아진다고 한다. 

필자는 책보다는 장난감이나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조카에게 그림책을 보여주면서 책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다. 그러면 조카는 이내 책에 관심을 가지고 달려든다. 

애기들은 매사가 호기심 덩어리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엄마에게 묻고 또 묻는다. 엄마의 진을 다 빼놓는다. 아무런 사전 연습 없이 태어난 인간에게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신기하고 새롭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들의 독서 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좀처럼 독서 율이 오르지 않는다. 이는 어려서부터 책 읽는 습관이 몸에 배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다. 

디지털 기기의 영향으로 책은 멀리하고 중독성 있는 도구들만 가까이 하려고 한다. 이는 우리 뇌를 지속적으로 퇴화 시키고 멈추게 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를 디지털 치매로 몰고 가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게이츠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녀가 14세가 될 때까지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식탁에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을 했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뇌를 촬영해 보니 치매환자의 뇌와 같은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마트 기기를 멀리하고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책을 읽으면 뇌 전체가 활성화 된다고 한다. 정부가 나서서 독서를 권장하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가 독서를 생활화하고 몸에 배는 습관으로 굳혀야 한다. 

독서를 통해 책 읽는 즐거움에 빠져야 할 것이다. 책은 교양이나 정보, 전문지식 등을 전해 주기도 하지만 타인의 소중한 경험과 인생 이야기,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철학적인 성찰도 담고 있다. 

책은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변신 할 수도 있다. 독서는 인간의 다양한 문화 활동 중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 고차원적인 것이다. 독서가 습관이 되고 오랜 세월 축적이 되면 지적·인간적으로 성숙해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는 인간의 가장 고귀한 행위다.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해’를 맞아 이처럼 다양하고 유용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책을 독자들이 가까이 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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