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이수진 기자 = 올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다. 4월 11일 의미 있는 날을 앞두고 다카하시 마코토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공동대표가 한남대를 찾아 강단에 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항공기 생산의 메카로 불렸던 아이치현의 옆 도시인 나고야에서 고등학교 세계사 교사로 일한 다카하시(76)씨는 33년 전 당시 중학생이었던 자신의 딸과 비슷한 연령대의 어린 소녀들이 거짓말에 속아 이국으로 건너와 강제노역을 하고 제대로 된 배상조차 받지 못한 사실에 분노해 피해자들의 배상과 진실규명에 뛰어들었고 현재까지 피해자들을 위해 힘쓰고 있다.
다카하시 대표는 이 일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처음 일본에서 패소했던 날을 꼽았다. 그는 “비록 재판에서는 졌지만 지금껏 자신들의 피해를 얘기하지 못했던 피해자들이 세상에 나와 목소리를 내고 한이 조금은 풀렸다고 말해줬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임시정부 수립 및 3·1절 100주년과 관련해 그는 “이 일은 사실 일본에서도 크게 다뤄져야 하는 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웃나라 시민으로서 한국과 일본은 더욱 활발히 교류해 역사의 사실을 후세에 알리며 미래를 향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러기 위해선 역시 시민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일본 젊은 세대에서는 침략전쟁에 대한 관심이 약하다는 것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아베 내각이 들어오고나서부터는 교과서나 방송 왜곡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최근 일본 대학가에서는 평화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과 관련된 역사를 제대로 알고자 하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어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도 한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다카하시 대표는 “일본은 아직 한 번도 국가 수준에서 사죄를 한 적이 없다”며 “전쟁 책임을 지고 있는 일왕이 먼저 나서 사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까지 이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지금 보통의 일을 하고 있는 것 뿐이다"라며 "피해자분들이 하나둘씩 돌아가시는 것을 보면 시간이 없다는 것을 느낀다. 양국이 함께 힘써야 한다"고 말해 피해자들의 보상문제 해결을 위한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한편 다카하시 대표가 공동으로 이끄는 나고야 소송지원회는 매주 금요일 도쿄에 위치한 미츠비시중공업 본사에 모여 배상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4월 5일로 465회를 맞는다.